(대담 - 안휘준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문화재 당국이 국보 1호를 남대문에서 다른 문화재로 교체하는 문제를 공식화 했습니다. 국보 1호를 바꾸기 위해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가 필요한데요. 안휘준 문화재위원장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담 듣기 |
(대담 전문)
◇ 민경중 / 진행:
안휘준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안녕하세요
◇ 민경중 / 진행:
대한민국 국보 1호는 영광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교체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습니다. 교체가 거론되는 배경은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글쎄요. 그게 96년인가요 한 번 그런 논의 있었습니다만 다시 거론이 되네요. 그런데 감사원이 권장했던 것이 뉴스가 돼서 이렇게 되는게 아닌가 싶은데 이걸 바꿔야 된다는 견해는 옛날부터 있었습니다. 아마도 일제시대 때 지정받았던 번호를 그대로 계승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1호로 내세우기에는 조금 비중이 덜 하지 않지 않냐 그런 견해도 있는 것 같습니다.
◇ 민경중 / 진행:
남대문 자체만 놓고 보면 번호를 매기는 것에 따라 가치가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예, 그건 아니죠. 그냥 일련번호일 뿐인데 그러나 이제 일본이라는 상징성이 워낙 크니까 자꾸 문제를 삼는 것 같습니다.
◇ 민경중 / 진행:
국보 1호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어떤 단계를 거치게 됩니까?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이걸 꼭 바꿔야 되느냐. 감사원이 지적한 것은 고맙긴 하지만 또 반대하는 분들도 의외로 많더라구요, 찬성하는 분들도 많고. 그래서 의견이 갈라져 있어서 상당히 예민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민경중 / 진행:
반대하는 여론은 주로 어떤 주장들을 내세우고 있는 겁니까?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어차피 중요성에 따른 번호가 아닌데 굳이 바꿔야 되느냐 하는 견해를 가진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바꾸려고 그러면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는데요. 우선 왜 바꿔야 되느냐, 꼭 바꿔야 되느냐, 그리고 바꾸는 것에 대해서 대다수가 찬성하느냐 하는 문제고 두 번째로는 바꿀 경우에 어떤 문화재를 내세울거냐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는데 그것 또한 만만치 않은 일이거든요. 그리고 세 번째로는 번호가 달라질 경우에 다른 문화재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 이 세 가지가 고려돼야 할 것 같습니다.
◇ 민경중 / 진행:
그렇다면 이제 문화재위원회가 소집돼서 과반수라든가 표결 과정을 거치는 것인가요? 어떻게 진행됩니까?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글쎄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아무튼 의견을 모아보려고 합니다. 정해진 견해를 가지고 접근하는게 아니고 허심탄회하게 모든 위원들이 의견을 개진해서 어떤 협의를 얻으면 다행이겠고.
◇ 민경중 / 진행:
우리나라 보물 1호는 동대문인데 원래 동대문도 국보 2호였다가 해방 후에 1호로 바뀐 것인데요, 그런 논리로 보면 보물도 번호를 바꿔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논리적으로는 그렇지만 보물은 국보보다는 관심이 조금 아무래도 덜하니까 보물은 그대로 둬도 국민들께서 별로 문제 삼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그러나 논리적으로는 옳은 말씀이죠.
◇ 민경중 / 진행:
일반 청취자들은 어떻게 국보로서 보물로서 규정이 되는지 간략하게 구분법을 소개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우선 역사적으로 또는 예술적으로 뛰어난 작품이어야 되죠. 수준이 높아야 된다는 뜻이 되겠습니다만 그리고 보존상태도 양호해야 되구요. 여러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만 그것에 맞아야만 국보가 되죠. 일단 보물로 지정을 했다가 보물 중에서 국보급에 해당하는 것을 승격시키는 방식으로 그렇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 민경중 / 진행:
제헌헌법 원본과 대한민국 최초 국새 뿐 아니라 조선시대의 국새도 모두 없어진 것으로 드러났는데 문화재 관리실태가 이렇게 문제를 드러내는 원인은 무엇으로 보시고, 또 개선 방법은 없는지 설명을 부탁합니다.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하여튼 너무 가슴 아픈 일인데요. 해방되고 나라가 어지럽고 그런 동안에 관리를 철저히 못했거든요. 아마 그 원인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네요.
◇ 민경중 / 진행:
그걸 관리하는 공무원들이 문화재의 소중함보다 원본자료 의식이 희박하거나 직업의식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앞으로 이걸 어떻게 고쳐야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차제에 아마 앞으로 항구적으로 보존해야 될 것들에 대해서는 좀 체계적으로 조사를 해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될 것 같습니다.
◇ 민경중 / 진행:
문화재 위원회 회의 일자를 정하셨습니까?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네, 정해졌습니다. 14일 오후 3시로 돼있습니다.
◇ 민경중 / 진행:
그 때 국보 1호 변경 여부가 결정되나요?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그렇지 않습니다. 그 날은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의견을 모아보는 단계에 그칠 겁니다.
◇ 민경중 / 진행:
국립중앙박물관이 12년 만에 재개관 하면서 국민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 당부하고 싶으신말씀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안휘준 / 문화재위원회 위원장:
국립박물관 개관은 너무 감격스러운 일이죠. 우리가 다같이 가꾸고 키워야 되는 그런 기관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문화재를 그냥 문화재로만 보지 말고 역사교육이라든가 새문화 창출에 이걸 이용하는 그런 단계로 나아가야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