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찬 채 성폭행 시도, 살해까지…충격

전자발찌만 채웠을 뿐…일제점검 빠지고, 신상공개도 안 돼

성범죄 전력자가 형을 살고 나온지 불과 10개월 만에 전자발찌를 찬 채로 또 다시 가정주부를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고, 급기야 살인까지 저질러 충격을 주고 있다.

게다가 경찰은 지난달 통영에서 발생한 초등생 성폭행 미수 살해 사건을 계기로 전국의 성범죄 우범자 2만여 명을 일제 점검하겠다고 밝혔지만, 취재결과 이번에 서울 중곡동에서 발생한 성폭행 살해범 서모(42)씨는 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 씨가 살고 있는 면목동을 관할하고 있는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서 씨는 지난해 11월 형을 마쳤으나 벌금을 내지 못해 노역형에 처해져 지난 5월에야 교도소를 나왔다.

중랑경찰서 관계자는 "우범자 관리는 3개월에 한 번씩 하기로 돼 있고, 서 씨는 아직 출소한지 석달이 되지 않아 점검대상에 새로 편입된 상태여서, 동향파악이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 씨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었지만, 성범죄 알림e 사이트에 신상을 공개하는 대상에서는 제외된 것으로 드러나 더욱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서 씨가 거주하는 중랑구는 성범죄 우범자가 360명이었으나 이들 중 신상이 공개 된 사람은 26명에 불과했다. 서 씨도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인 2004년에 범죄를 저질러 정보 공개대상에서 제외된 상태였다.

◈ 우범자 점검 빠지고, 신상정보 공개대상에서도 제외

경찰이 평소 전자발찌 착용자의 신상정보와 동향을 파악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도 이번 사건에서 어김없이 나타났다.

사건을 수사한 광진경찰서 측은 "전자발찌 착용자가 주거지 반경 2km를 벗어나면 법무부가 경찰에 알려주고 있다"며 "서 씨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1km 떨어진 곳에서 범행을 저질러 경찰이 그의 행적을 사전에 전혀 파악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 씨는 지난 20일 오전 9시 30분쯤 자신의 주거지 반경 1km 안에 있는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주택에 침입해 자녀를 유치원 차에 태워보내고 귀가한 주부 이모(37)씨를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리고는 이 씨가 완강히 저항하자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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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조사결과 서 씨는 지난 2004년 4월에도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7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했으며, 출소 뒤 전자발찌를 착용했다.

서 씨는 전자발찌를 차고 있어 자신의 위치정보가 고스란히 기록되고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성적 충동을 억제하지 못해, 범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전자발찌를 채우는 것만으로는 성범죄 우범자의 재범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김기용 경찰청장은 취임 이후 5대 폭력 중 하나인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을 뿌리뽑겠다고 수차례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성폭행 미수 살해범 서 씨는 경찰의 성범죄 우범자 일제 단속에서 제외됐고, 인터넷 신상공개 대상에서도 빠졌다. 또 전자발찌를 찬 그의 행적은 경찰에 사전에 파악되지 않았다.

그에게 전자발찌만 채웠을 뿐, 제각각인 성범죄 우범자 재범방지 대책은 서 씨에는 모두 무용지물이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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