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내놓은 ''안철수의 생각''에 이어 빠르면 9월말 ''안철수 자서전 출간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 자서전을 낸 후 대선공식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얘기까지 그럴듯하게 들려온다.
"그렇게 늦게? 말도 안 된다"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지만 소위 안철수 식 정치는 기존의 정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엎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출마선언 - 당 차원 전국순회 득표운동 - 당내 후보 경선 - 당 후보 확정 후 사실상의 전국순회 선거운동.
정당 소속 출마자들의 이 같은 도식적인 패턴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IT 기업인 출신답게 기존의 아날로그 방식은 피했다.
일일이 다니면서 유권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스킨십 선거운동''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책과 방송출연, 특강 등 주로 미디어를 이용한 만남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있다.
어찌 보면 ''느림''의 미학을 즐기는 듯 여유만만이다.
하지만 머리 좋은 안철수 원장은 치밀하고 정교한 계산대로 시간표에 따라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 "대선 출마 9월말 절대 늦지 않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던 문국현 전 대표는 ''당을 절대 빨리 만들 필요 없다''고 조언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달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안철수 씨처럼 이미 1년 전에 55%의 지지를 얻었던 분은 박원순 시장을 1개월 만에 시장으로 당선시켰듯이 9월 말 정도나 10월 초면 아주 빠른 결단을 내리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정당창당이나 입당문제에 대해서도 ''국민과의 대화는 필요, 정당은 불필요''''라고 단언했다.
그 이유는 ''''1년 전에 이미 국민적 지지를 확보한 안철수 원장 같은 경우는 국민의 마음속에 미래 지도자로서 잡혀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최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책을 낸 것은 CEO들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주주와의 대화법으로 국민을 주주로 생각하고 피드백을 받는 절차"라며 "정식 출마를 9월말 전후에 하면 정당의 대선후보들에 비해 늦지 않다"고 ''''9월말 선언''''을 재차 강조했다.
또 "어느 세력과도 단절하고 미래로 이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우리 정치에 국민이 철저하게 절망해있는 상황에서 정치 경험이 없는 게 차라리 좋다. 정치 경험이 없는 사람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며 비정치인의 대선 출마 쪽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아무리 현실정치를 뒤바꾼다 해도 한계를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당불필요론''''에 대해서는 다소 이론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정당을 만드느냐 만들지 않느냐 하는 것이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른바 대세론이 힘을 얻게 되면 자연스레 정계개편이 이뤄지고 안철수 생각에 동조하는 이들이 여는 여대로, 야는 야대로 이탈해 모여들게 된다는 것이다.
인위적인 정계개편을 도모하지 않아도 자연스런 이합집산으로 정리된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신 율 명지대 교수는 "1,2위 격차가 엎치락뒤치락 하는 게 아니라 절대적인 고공행진을 해야 대세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현재로 볼 때 안철수 원장을 중심으로 한 대세론도, 정계개편도 요원하다" 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 안철수, 맞을 매 있으면 빨리 맞고 가자
''안철수 재단''의 이름으로 기부행위를 할 경우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 해석에도 불구하고 안철수 재단은 이름을 유지하기로 16일 결정했다.
"안철수 재단은 독립적인 공익법인으로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해 재단은 재단대로 살리고, 공직선거법망도 교묘히 피해나갔다.
앞서 안철수 원장은 재벌 2·3세와 벤처기업인들이 가입한 ''브이소사이어티(V-Society)''의 지분참여와 개입문제로 집중포화를 맞았으나 각각 ''''지분처분''''과 ''''비판수용''''으로 정면 돌파했다.
특히 과거 ''''최태원 회장 구명 동참 파문''''에 대해서는 ''''비판과 지적을 겸허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며 맞서기보다 파문을 얼른 정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여론조사 1위로 대변되는 ''''안철수 현상''''은 앞으로도 숱한 공격과 거센 역풍에 본격적으로 직면할 것이고 과연 ''''정치적 내공''''이 전무한 안철수 캠프가 여하히 돌파해 낼 수 있을지 불안하게 내다보는 시각들도 적지 않다.
안철수 원장은 여야 정당이 곧 대통령 예비후보를 확정지으려는 시점에 와 있는데도 ''''조만간 결론을 내리겠다''''고 해놓고 출마선언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불과 4개월여 앞두고 장내 선수들이 장외를 빙빙 돌고 있는 선수를 잔뜩 신경쓰며 조바심을 내는 ''''이상한'''' 선거에서 과연 남은 시간이 누구의 편이 될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