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김무성 카드'' 꺼내자 박근혜 캠프 갈등 기류

공천뇌물 파문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김무성 역할론''을 두고 보수대연합을 우선시하는 친박계와 중도-외연 확대가 먼저라는 외부 영입 인사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4.11 총선에서 낙천하고도 ''보수대연합''을 이유로 백의종군을 선언했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김 전 대표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가 후보가 되든 마지막 정치 인생을 걸고 돕겠다"고 밝혔다. CBS와의 전화통화에서는 "당이 큰 위기에 처했다"며 "내가 지켜본 박근혜 전 위원장은 누구보다 깨끗한 정치인인데 주변 사람들 때문에 오명을 뒤집어 쓰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경선 이후 박 전 위원장의 협력 요청이 있을 경우 대선 본선 과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한때 ''탈박''이라고 분류됐던 김 전 대표는 박 전 위원장과의 관계도 거의 복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 박 전 위원장과 김 전 대표 사이에 굉장히 많은 교감이 있었다"며 "관계가 99% 복원됐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무성 역할론''에 힘을 싣는 것은 친박계 주류다. 박근혜 경선캠프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전화통화에서 "김무성 정도의 사람이 몇 명이나 되냐, 당대 일류의 정치감각을 가졌고 대선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각오도 남다르다"고 말했다.

중량감있는 김 전 대표가 공천뇌물 파문으로 사분오열하고 있는 새누리당에 중심을 잡는 역할과 함께, 전통적인 보수층을 규합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상돈 정책위원 등 외부 영입 인사들은 ''김무성 역할론''에 펄쩍 뛰며 반대하고 있다.

이 위원은 전화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보수대연합''을 강조하고 나서면 대선은 필패한다. 김 전 대표는 옛 한나라당, ''수구''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냐"며 "김 전 대표는 박 전 위원장이 출마선언문을 통해 강조했던 복지, 경제민주화 이슈에 반대되는 주장을 하는데 선대본부장설은 엉뚱한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도 이 위원과 비슷한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박 전 위원장에게 중도-개혁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제3의 길''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박근혜 캠프 내부의 친박계 주류와 외부 영입 인사들은 전당대회 이후 ''보수대연합''에 무게 중심을 둘지, 아니면 ''중도층 껴안기'' 노선을 택해야 하는지를 두고 큰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무엇을 우선 순위에 둘지에 따라 캠프 내 권력 관계도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친박계가 공천뇌물 사건으로 궁지에 몰린 상황을 김무성 카드로 돌파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홍사덕 위원장은 "두 개 입장이 배치되는 것은 아니"라며 "김무성 역할론을 주장하는 것은 1층을 일단 튼튼하게 짓고(전통 지지층을 확실하게 챙기고) 2층을 올리자는 것(외연 확대를 하자는 것)이다. 1, 2층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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