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구-경북 지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신공항 문제와 파생상품 거래세 부과 논란까지 겹치면서 부산-경남 지역 푸대접론이 확산되고 있다.
공천비리에 연루된 현영희 의원이 총선 당시 현기환 전 의원은 물론 부산 지역 출마자들의 선거 캠프를 돌면서 선거 자금을 지원하고, 일부 중진들에게는 차명으로 불법 후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부산 시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10일 거리에서 만난 이 모씨(57)는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꿨지만 차떼기 한나라당과 다를 것이 없다"며 "말로는 탈바꿈하고 변신했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새누리당이 되고도 똑같은 짓을 한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씨는 "새누리당이 과오를 계속 되풀이하면 이번 대선에서는 당만 보고 표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영업자인 김 모씨(53)는 "공천 비리에 친박계 의원들이 많이 관여됐을 테고 이번에 터진 것은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정신 안차리면 표로 심판받을 것이고, 텃밭에서 창피를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모씨(51·여)도 "선거때 인물보다는 새누리당 간판만 보고 찍어주기 때문에 이런 비리가 반복되는 것"이라며 "이번에는 부산 시민들이 표로 견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새누리당 부산 지역 의원들도 악화되고 있는 민심을 체감하면서 이대로는 연말 대선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당 지도부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측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당이 신공항이나 해양수산부 부활 문제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여론이 좋지 않은 마당에 공천뇌물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지면서 부산 민심이 아주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의원도 "이런 상황에서 파생상품 거래세가 도입되면 주식 시장이 위축되고, 부산에 있는 증권선물거래소가 타격을 받으면서 지역 경제까지 휘청거릴 수 있는데도 정작 새누리당이 관련 법안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지도부와 친박계가 부산을 너무 등한시 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친박계 의원도 "부산 민심이 좋을리가 있겠냐"며 "현영희 의원이 각 선거 캠프마다 떡을 돌렸다는 보도만 보고도 민심이 들썩들썩하고 있다"고 위기감을 전했다.
친박계 핵심 당직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경남에서 28%를 득표해서 대선에서 승리했는데, 이대로 부산 민심을 방치해서 야당 지지율이 30%만 넘어가도 정권 재창출은 사실상 물건너간다고 봐야 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