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7일 노화과학연구센터 유권 박사 연구팀이 섭식행동 증가 호르몬인 ''신경펩타이드(sNPF/NPY)''의 발현을 조절하는 유전자 ''mnb/DYRK1a''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동물의 음식물 섭취행동을 결정짓는 섭식행동은 여러 신경내분비 인자들에 의해 엄격히 조절된다. 그 중 ''신경펩타이드''는 식욕을 촉진하는 물질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비만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유도하는 중요 섭식행동 조절인자지만, 구체적인 발현의 조절이나 분자유전학적 기작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사람의 21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mnb/DYRK1a 유전자는 다운증후군의 원인이 되고, 신경발생과 분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생리조절 기능을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실험에서 mnb가 특정 신경세포에 과량으로 존재하는 초파리는 정상에 비해 식욕이 왕성해져 먹이 섭취량이 60% 이상 증가한 반면, 소량인 경우 식욕이 저하돼 먹이 섭취량이 30% 이상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생쥐에 대한 실험에서도 DYRK1a를 과발현시킨 생쥐의 하루 평균 먹이 섭취량이 정상보다 20% 정도 증가했다.
이 같은 식욕증감 실험결과는 mnb가 신경펩타이드 발현양의 증감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음을 최초로 밝힌 것이다.
연구결과, mnb의 발현 정도가 다양한 신호전달과정을 통해 식욕을 조절하고 있으며, 인슐린은 반대로 신경펩타이드의 발현을 감소시켜 먹이섭취량도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음식섭취를 유도하는 신경펩타이드의 발현을 조절하는 일명 ''mnb-Sirt1-FOXO'' 신호전달 기전을 명확하게 밝혔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과학적인 지식을 통해 비만과 대사질환 조절 치료제 개발에 응용이 가능하며, 노화와 수명연장 연구에도 크게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생명연 유권 박사는 "앞으로 신경펩타이드를 포함한 대사조절 인자들을 대상으로 그 기능과 조절 기전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해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의 새로운 접근법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연구비를 지원 받아 유권 박사 연구팀과 인제대 송우주 교수, 미국 브라운대 Marc Tatar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유전학 연구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PLoS Genetics''지 인터넷판에 지난 3일자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