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지만 당 지도부와 박 전 위원장 캠프는 "검찰 수사를 촉구한다"는 선에서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현영희 의원이 현기환 전 의원에게 공천헌금을 건넸다는 시점은 박 전 위원장이 ''쇄신''을 내걸고 직접 진두지휘에 나섰던 4.11 총선이다. 현 전 의원은 당시 ''친박계 신실세''라 불리는 당시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이었다. 공천헌금 파동의 불똥이 박 전 위원장에게 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곧바로 비박계 대선후보들로부터 ''박근혜 책임론''이 나왔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이날 충청남도 천안에서 열린 대통령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 공천 비리에 대해 박근혜는 책임져야 한다"고 했고 임태희 전 비서실장은 기자회견에서 "공천을 주도했던 박 전 위원장은 미심쩍은 부분을 티끌만큼도 남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호 의원은 "''박근혜 사당화''의 결과이고 쇄신은 ''허언''이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경선 결과 자체가 의미없게 될 수도 있다(임태희)"며 경선 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포함해 후보들과 당 지도부, 중진들이 함께 연석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파렴치한 행위"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선관위 디도스 공격 사건 당시처럼, 새누리당이 검증위원회를 꾸려 검찰 수사와는 별도로 자체 조사를 벌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진영 의원은 "검찰 조사가 나오고 법원 판단이 나오기까지 절차를 밟다 보면 시간이 너무 많이 간다"며 "비리에 단호한 모습을 당이 먼저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은 김영우 대변인을 통해 "검찰 수사를 통해 한 점 의혹 없이 사실 관계가 규명되길 바라고 수사 결과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공식 브리핑만 내놓은 상태로, 자체 조사에 대해서도 "너무 키우는 것 아니냐(황우여 대표)"는 부정적 입장이다.
박 전 위원장도 이날 합동연설회 뒤 기자들과 만나 "(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 내용과 해당의원들의) 말과 주장이 다르고 어긋나니까, 검찰에서 확실하게 의혹 없이 밝혀야 된다"고 말했다.
박근혜 책임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캠프 관계자는 "의혹 내용이 억하심정이 있어 보이는 제보자에 의한 것뿐이고 당사자들(현기환, 현영희 의원 등)이 펄쩍 뛰는 상황인데, 아무것도 밝혀진 게 없는 시점에서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책임론 자체가 성립이 안된다"고 일축하고 있어, 경선 기간 ''후보검증''의 자리는 ''공천헌금'' 이슈가 대신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