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열린 카이스트 이사회에서는 당초 예정된 서남표 총장에 대한 계약해지 안건을 처리하지 않았다.
오명 이사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서남표 총장이 모든 것을 이사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총장 거취문제까지 이사장에게 권한을 맡겼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사회측은 서 총장에게 명예롭게 물러나는 길을 열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사퇴수순으로 이해해도 좋다고 밝혔다.
경종민 교수협의회장은 "오명 이사장이 이사회가 끝난 후 서 총장이 사퇴하지 않을 수 없도록 일을 확실히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남표 총장의 이성희 변호사는 "사퇴를 전제로 한 합의라는 말은 잘못된 것"이며 "거취는 총장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우선 특허 도용 의혹을 제기한 교수들을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한 수사가 끝나고 나서 서 총장이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그동안 누가 무슨 이유로 총장에 대한 근거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음해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이사장은 이사회 안에 소위원회를 구성해 카이스트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한두 달 안에 서 총장 퇴진 문제가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이스트 이사회는 ''일방적인 경영을 고집해 학내외 여론이 악화했다''며 서 총장의 임기가 2년 남은 상황에서 계약해지 안을 상정했었다.
이에 대해 서 총장은 지난 16일 특정 고위층 사퇴압력설을 제기하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