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급증…가계부채발(發) 금융대란 경고등 켜졌다

[가계부채, 실태와 문제점은? ①] 지난 3월 말 911조원 돌파…빠르게 증가해

최근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돌파하고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경제위기를 맞은 스페인의 그것에 육박하면서 가계부채발 금융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CBS는 우리나라 가계부채 실태와 정부대책의 문제점을 살펴보는 순서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 급증하는 가계부채 10년새 두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 스페인 수준 육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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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가 본격화되면서 우리나라도 가계부채발 경제대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911조원을 돌파했다.

또 2011년 기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1%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85%)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2002년 439.1조원이었던 가계부채는 2011년 912.9조원으로 10년간 두배 이상 늘어나는 등 매우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다중채무자의 증가와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 가능성 등 가계대출의 전반적인 질이 악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 주택담보대출, 저소득·저신용 취약계층 부채 급증…금융대란 ''뇌관''

가장 큰 문제는 400조원에 달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이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은 만기도래시 상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구조여서 지난 2005년 이후 급증한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돌아오면 해당 가구들은 감당하기 힘든 부담을 안게 된다.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한 가구가 부동산을 내놓기 시작하면 자산가치가 급락하고 이는 다시 가계와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상태로 빠져드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가계와 금융권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최근 들어 저소득, 저신용 계층의 부채가 급증하는 등 가계부채의 질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2012 가계금융조사''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저소득층의 부채 부담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가계금융조사 대상 1만가구 중 금융부채를 보유한 6280가구에 대해 조사한 결과, 소득 1분위 가구의 소득 대비 금융부채비율은 432.9%로 전년에 비해 76.1%p나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소득이 많은 5분위는 부동산 구입을 위해 담보대출을 받는 비중이 87%로 많은 반면 소득 1분위는 생활비나 의료비 등의 이유로 대출을 받는 비중이 51%로 부동산 구입보다 더 많았다.

경기 침체로 소득이 줄면서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내 의료비나 생활비에 쓰는 저소득 가구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빚을 내서 자산가치를 늘리는 데 쓰지 않고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다보면 가계는 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 무디스, "한국 가계부채 위험스러운 속도로 급증"…특단 대책 필요

이런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가계부채가 위험스러운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무디스는 지난 19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4월 말 현재 한국의 가계부채가 5530억달러(약639조6천억원)로 상당한 수준이라며, 이는 지난해 7월 622조2천억원에 비해 많이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한 대출이 늘었고 노년층과 저소득층의 대출이 급증했다"면서 대출상환(능력)이 경제침체 상황에 심각하게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저소득,저신용 등 취약계층이 빚을 져 생활하는 상황에서 저리의 서민금융 활성화대책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가계부채 취약계층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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