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군사위,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법안 가결

미 하원 군사위원회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에 대응하기 위해 한반도에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하원 군사위는 지난 9일 전체회의를 열어 한반도 등 서태펴양 지역에 전술 핵무기와 재래 전력을 추가 배치하도록 대통령에게 권고하고 법 시행 90일 이내에 국방장관으로 하여금 타당성 여부를 검토한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2013회계년도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찬성 32표, 반대 26표로 가결처리했다.

이날 표결에는 랜디 포브스 의원 1명을 제외한 공화당 소속 의원 전원과 민주당 소속 의원 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전술핵 재배치 법안''은 ▲미 동맹국의 안보를 강화하고 북한의 계속되는 호전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 맞서 미국의 억지력을 강화하는 조치를 대통령이 취하는 것을 지지하고 ▲미국의 재래식 무기를 추가배치하거나 서태평양 지역에 전술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등 추가조치를 촉구하며 ▲이 법 시행 90일 이내에 국방장관으로 하여금 국무장관과 협의해 이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을 발의한 트렌트 프랭크 (공화) 의원은 법안심의에서 "중국에게 북한과의 협상을 도와달라고 몇년째 요청해왔지만 중국은 북한에 핵무기 부품을 팔고 있다"고 주장한 뒤 "우리가 우리의 억지력과 능력을 되찾아 우리를 지켜야 한다"며 "북한의 미래 위협과 호전적 행동으로부터 동맹국과 함께 우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전문지인 ''포린 폴리시''는 이와 관련해 "이 법안이 가결되는 것은 한국내 일부 정치인들이 전술 핵 재배치 발언과 때를 같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포린 폴리시''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의원을 예로 들며 "북한의 위협에 비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북한의 핵에 대응하는 위협만이 한국에 대한 북한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는 그의 발언을 소개했다.

하지만 이번 법안이 정식 ''법''으로 채택돼 이행될 가능성은 적다는게 워싱턴 외교가의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냉전이 종식된 지난 1991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일부 핵무기를 제외하고 전세계에 배치했던 전술 핵무기를 모두 거둬들이면서 한반도에 있던 핵무기도 폐기했다.

지난해 초 게리 세모어 백악관 대량살상무기(WMD)조정관이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에 전술 핵무기 재배치 의사를 밝히기도 했으나 백악관이 나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한다. 이런 정책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 전술 핵무기는 한국 방어에 불필요하며 그런 계획과 의지도 없다"고 부인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의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시험 등 위협이 계속되자 미국은 전술핵 재배치 대신 한반도에 ''핵우산''을 제공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확장억제 전략''을 도입했다.

게다가 전술핵 재배치 법안은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하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있어도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을 통과하기는 힘들어 결국 자동 폐기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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