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국제결혼 1호, 첫날 밤은?

[로드 스토리투어 ①]세기의 로맨스, 김수로왕♡허황후 국제결혼 신혼방 여행길

로드 스토리투어 기획1
부산 CBS와 부산관광컨벤션뷰로는 부산, 경남지역의 ''스토리 텔링 관광 지역''을 소개하는 공동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부산, 경남지역에 있는 주요 관광지에 ''스토리''를 입혀 새롭게 탄생한 ''로드 스토리 투어''를 5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첫 번째로 세계 최초의 국제결혼인 김수로왕과 허황후의 신혼여행길을 소개한다.


◈ "꿈에서 본 검은 눈의 외국인 남편, 결혼하러 용원까지 왔지요"

유주정
나마스떼! 코끝을 간질 간질이는 봄날이에요. 생명이 충만한 지금, 여러분은 사랑하고 계시나요?

부끄럽지만 용기 내서 제 사랑이야기를 들려 드릴까 해요. 전 세계 최초의 국제결혼 1호 커플인 바로 저와 제 남편의 스토리라면 믿으시겠어요?

자, 잘 따라오셔야 해요. AD46년으로 돌아가야 하니까요.

저는 인도 아유타국 허황옥 공주랍니다. 당시 제 나이는 살랑거리는 풀잎만 봐도 웃음을 터트리는 16살이었어요.

저희 아버지께서 꿈을 꾸셨는데, 배를 타고 이름도 모를 가락국으로 가면 땅끝 조그마한 포구에 저의 남편될 사람이 있을 거라고 하셨어요.

그 사람이 누구인지도 목적지도 모르는 초행길이지만 저는 빨간 깃발을 달고 망망대해로 나섰답니다.

그렇게 몇 날 며칠인지 알 수 없이 바람이 이끄는 데로 향했죠.

그러던 중 육지가 보이기 시작했는데, 어마! 저 멀리 누군가 손을 흔들고 있는 거예요.

유주암
알고 보니 저를 만날 줄 미리 안 제 남편 김수로왕이 보낸 심복 유천간이었어요.

그의 환영인사에 저는 설렘으로 가락국에 첫발을 내디뎠어요.

알고보니 서방님도 저희 아버지와 비슷한 꿈을 꾸셨다네요.

꿈에 옥황상제가 내려와 "하늘이 내려보낸 사람이니 찾아가라"고 명하셨데요.

그 후 서방님을 처음 뵙고 바로 흥국사에서 잊지 못할 첫날밤을 보냈죠.

저희 서방님께서는 제게 ''빛나는 달''보다 아름답다시며 흥국사 뒤에 있는 산을 ''명월산''이라 이름 붙이셨어요.

후후, 부끄럽지만 우리 부부가 금실이 좋을 수밖에 없는 이유죠.

우리는 145년 동안 함께하며 아들 10명, 딸 2명을 낳았답니다.

근데 약 이천 년이 지난 지금 김해 김씨, 김해 허씨 후손이 30만 명이나 된다네요.

본관별 인구순위가 1위래요. 이 정도면 먼 뱃길을 마다치 않고 사랑을 찾아 인생을 걸만 하죠?

자, 이제 제 신혼여행길을 소개해 드릴게요. 당신이 마음에 품은 그 사랑이 이루어지길 바라면서.

◈ ''로맨스의 시작점'' 망산도와 유주암

창원 진해 용원동 앞바다에 자리 잡은 돌산 망산도(1,290㎡)

멀찌감치 보이는 신항의 웅장한 모습과 대조되는 소박한 이곳은 썰물 때 뭍과 연결되는 작은 섬이다.

거북이 등껍질을 연상시키는 크고 작은 희귀한 암석과 잡목들이 옛날 허황옥이 물살을 가르고 찾아온 옛 가야의 역사를 나지막이 얘기해주는 듯하다.

망산도 동남쪽 70m 앞바다에 있는 유주암(198㎡)은 당시 허황옥이 타고 온 돌배가 바닷속에서 뒤집혀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야와 인도를 잇는 국제적 로맨스의 시작점인 이곳은 2천여 년이 지난 지금 당시 회상에 빠져있는 듯 잔잔하고 고요하다.

망산도에서 약 1km 떨어진 곳에는 유주비각과 유주비가 자리잡고 있다.

허황옥의 전설을 말해주고 있는 유주비각(198㎡)은 정면 1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 목조 기와로 건축돼 있다.

비각 안의 유주비는 삼국유사의 기록을 바탕으로 약 1908년에 세운 것으로 추정된다.

높이 1.75m, 폭 0.765m, 두께 0.35m의 돌비로 ''대가락국 태조왕비 보주태후 허씨유주지지''라 새겨져 있어 허황후의 존재를 말해주고 있다.

수로왕릉
◈ 국제결혼식장이자 신혼방 ''흥국사'', 인도 불교 엿볼 수 있는 ''사왕석''백미

부산 강서구 지사동 명월산자락에 위치한 흥국사는 김수로왕과 허황옥이 첫날밤을 보낸 곳으로 알려져 있다.

수로왕은 산기슭에서 왕후 허황옥을 맞자마자 잔잔한 아름다움에 산의 이름을 ''명월산''이라 했다.

또, 인근에 명월사를 지어 나라의 태평성대를 기원했다고 한다.

흥국사 내에는 탑신으로 쓰인 한 조각의 돌이 남아 있다.

돌은 뱀 두 마리가 부처를 호위하고 있는 독특한 모습이다.

우리나라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지만, 당시 인도에서는 코브라, 뱀 등이 호위하는 불상이 많이 남아 있다.

때문에 허황옥이 실존 인물임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꼽히고 있다.

흥국사 내에는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얼굴 모습을 상상해서 그려 넣는 영전, 임금의 화상을 걸어두는 전각을 감상할 수 있다.

산허리에 자리 잡은 작은 절은 아직 그때의 설렘을 간직하고 있는 듯, 다양한 꽃나무가 만개해 꽃 비를 뿌리고 있다.


◈ 위엄있는 수로왕릉, 한석봉의 명필 ''구지봉석''

사왕석
경남 김해시 서상동으로 가면 김해의 상징적인 문화유산, 가락국의 시조인 수로왕의 무덤을 만나볼 수 있다.

왕릉 정문에는 두 마리 물고기가 마주 보고 있는 ''쌍어''문양이 새겨져 있다.

현재 김해시의 상징 조형물이기도 한 ''쌍어(雙魚)''는 신기하게도 허황옥의 출신지인 아유타국으로 추정되는 인도 중북부 아요디아 주의 정부 문양이기도 하다.

금실 좋은 두 사람의 모습을 상징하는 물고기 두 머리는 입을 맞춘 채 꼬리를 경쾌하게 지켜 들고 있다.

이곳에서 인근 김해시 구산동 구지봉으로 가면 6 가야의 시조 왕들이 태어났다는 전설과 마주하게 된다.

거북이 머리 모양을 닮았다 해서 ''구수봉''이라고 불렸던 구지봉의 스토리는 서기 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발 20여m에 작은 언덕이지만, 당시 하늘에서 6개의 황금알이 담긴 금상자가 내려오고 그 알 속에서 수로왕을 비롯한 6가야의 시조왕들이 태어났다고 전해지고 있다.

구지봉 정상 중앙에는 기원전 4세기 남방식 지석묘가 있다.

고인돌 위에는 ''구지봉석''이라고 새겨진 조선 시대 최고의 명필 한석봉의 글씨를 감상할 수 있다.

유주비각
◈ 최초의 외국인 황후, 김해 허씨의 시조 허황후릉

김해시 구산동에는 김해 허씨의 시조 허황후릉이 자리 잡고 있다.

조선 고종 15년에 보수돼 지금의 모습을 갖춘 허황후릉은 당시 허 황후가 인도에서 가져왔다는 파사 석탑을 볼 수 있다.

파사 석탑은 황옥 공주가 시집을 올 때 배에 석탑을 싣고 와서 파도가 잠잠했다는 전설을 담고 있다.

네모진 사면의 오층 석탑은 조각이 특이하고, 붉은 빛깔을 띠는 옥문 무늬가 있어 우리나라 전통적인 석탑과는 다른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 세기의 러브스토리 투어 3시간 코스

유주암/망산도→유주비각→흥국사→ 허황후릉→파사 석탑→구지봉→분산성→국립김해박물관→김해읍성북문→대성동고분박물관→수로왕릉→김해한옥체험관→봉황동유적→패총전시관→선조어서각

주변 둘러보기 / 거가대교와 부산신항 동북아 물류의 허브 부산신항과 부산-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는 해양교통의 중심 부산의 대표 상징물이다.

유주암/망산도→흥국사→수로왕릉/허황후릉, 사랑길 따라 걷는 3시간 코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