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따라 여론조사 조작 의혹과 자금 출처를 둘러싼 의문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의 여론조사에 관여한 A씨는 25일 CBS 기자와 만나 캠프 외곽에 꾸려진 여론조사 조직에 대해 증언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공식 캠프인 안국포럼은 주로 갤럽을 포함한 두 곳에 공식적인 여론조사를 의뢰했다. 그리고 알려진대로 최시중 전 위원장이 관여한 비공식 여론조사도 병행됐다.
그런데 이 조사를 주도한 인물이 바로 정용욱 씨였다는 것이다.
A씨는 ''''최시중 전 위원장의 양아들로 통하던 정용욱 씨가 서울 마포에서 한섬기획이라는 정치 컨설팅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2007년 5월 최 위원장이 갤럽을 그만둔 이후부터는 자체 여론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여론조사 면접원 40~50명을 고용했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을 앞두고는 당원과 대의원들을 상대로, 후보 확정 이후에는 일반 국민대상으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며 ''''그러다 대선 막바지였던 2007년 10월 경에는 면접원을 200명 규모로 늘릴 계획도 추진했고, 전국단위가 아니라 선거구별로 세밀한 여론조사도 실시됐던 것으로 안다''''고 A씨는 덧붙였다.
안국포럼에 참여했던 한 인사는 ''''선거 전략을 수립할 때 여론조사의 비중이 매우 컸다''''며 ''''이명박 후보의 일정과 동선, 언급할 메시지 내용도 캠프 외부에서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에 맞춰서 결정됐다''''고 말했다.
비공식 여론조사가 수시로 실시돼 캠프에 전달됐음을 말해주고 있다.
여론조사 업계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도 ''''당시 이명박 후보 측에서 비공식 여론조사를 엄청나게 많이 실시했다는 것이 업계의 정설이며, 이를 통해 후보의 인지도와 호감도를 계속 끌어올려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립적인 조사 기관이 아닌 곳에서 지속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면 청계천 복원 사업이나 버스 운송 체계 개선 등 이명박 후보의 업적을 전제하면서 이 후보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설문조사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최시중 전 위원장의 최측근 정용욱 씨가 캠프 외부 여론조사를 주도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친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에 들어간 자금 규모와 이를 어떻게 조달했는지도 규명되어야 할 부분이다.
1회 여론조사 비용이 보통 1천만원(샘플 1천명당)이고 경선전과 대선 막바지에는 수시로 조사가 이뤄졌음을 감안할 때 적어도 수억원이 소요됐고, 특히 240여개 선거구별 조사에는 각 지역별로 500명씩만 샘플링하더라도 산술적으로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이 필요하다.
공교롭게도 정용욱 씨가 직접 여론조사에 나선 2007년 5월은 최시중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 시행사 전 대표로부터 5억여원을 받기 시작한 시기와 맞물리고 있다. 여론조사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최 전 위원장의 발언과 궤를 같이하는 대목이다.
파이시티 인허가 비리 파문이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