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뉴스] 박원순 시장은 왜 ''뿔''이 났을까?

9호선 요금인상 논란…이명박 서울시장 재임시절 민간사업자 특혜의혹 불거져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 시원히 짚어 줍니다.[Why 뉴스]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들을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서울시는 메트로 9호선이 6월 16일부터 지하철 요금을 500원 인상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요금인상을 강행할 경우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기로 하는 등 강경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인상은 상식적이지 않는 일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인프라 구축사업과 관련해 부당하고 부적절한 협약이 맺어진데 대해서 공분이 있다"며 "결코 관대하게 넘어서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20일 [Why 뉴스]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왜 ''뿔'' 났을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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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궁금한 것이 6월 16일이면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이 500원 인상되는 건가?

= 결론적으로 얘기하자면 인상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서울시의 입장이 워낙 강경하기 때문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19일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윤 본부장은 메트로 9호선 측에서 요금인상을 강행하면 도리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안 오릅니다", "못하도록 철저히 막을 것이다", "인상자체를 못하게 할 것이다. 그걸(인상을) 좌시하면 공권력이 살아 있는 거겠냐?"며 "(요금인상)이라는 일탈행위가 벌어져 시민들이 불편해 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은 "요금인상을 강행할 경우 사업자지정을 취소하겠다"는 강경한 입장도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지하철 9호선의 요금 기습인상과 관련해 "상식적이 않은 일"이라며 "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인프라 구축사업에 부당하고 부적절한 협약이 맺어진데 대해 공분이 있다"며 "관대하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철 9호선 측에서는 요금 인상을 강행한다는 입장 아닌가?

= 그렇다. 서울시의 입장이 강경하지만 지하철 9호선 측의 입장도 강경하기는 마찬가지다. 예정대로 6월 16일 요금인상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메트로 9호선은 홈페이지에 ''고객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 ''기본운임 조정 알림''이라는 두 개의 안내문을 공고하고 있다.

메트로 9호선은 "매년 징수해야 할 운임수준이 이미 정해져 있고 그 범위 내에서는 민간사업자가 운임을 자율적으로 결정해 징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개통 직전서울시의 요청으로 1~8호선과 동일한 요금을 한시적으로 적용해 개통했고, 그 결과 운임수입 부족과 운영비 부족에 따른 적자가 확대가 지속돼 더 이상은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메트로 9호선 관계자는 "지금의 수익률을 건드리지 않는다면 요금인상을 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질적인 적자가 심하기 때문에 계획대로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의 과태료 천만원 부과에 대해서는 행정명령 취소소송도 내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초 요금이 150원 인상됐는데 왜 다시 요금인상 문제가 나온 건가?

= 요금 인상문제가 다시 쟁점이 된 것은 서울시가 8.9%인 민자 사업자의 수익률을 5.3%로 낮추는 협상을 하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지난 3월 27일 수익률을 낮추고, 자본조달 금리도 7.9%~15%에서 서울시가 보증하는 4.3%로 낮추자고 제안하자 요금인상을 들고 나왔다"고 밝혔다.

연 8.9%에 이르는 수익률을 5.3%로 대폭 낮추자고 제안하니까 요금을 올리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요금인상을 안 해주는 대신 재정지원을 했기 때문에 요금인상이 안돼서 적자가 누적됐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수익자부담원칙에 따라 요금을 인상할거냐 공공시절 재정지원을 할 거냐를 두고 고민을 하다 수익률을 줄여서 부담을 낮추자는 결정을 하게 됐는데 여기에 반발해 기습적인 요금인상안을 들고 나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메트로 9호선 측은 "만성적자 상태여서 요금인상이 불가피"하며 "여러 차례 요금인상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만성적자여서 운영이 불가능하다면 서울시에 매입을 요청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 그렇다. 서울시는 메트로 9호선이 자신들의 주장대로 요금인상 없이는 만성적자를 해소할 길이 없다면 매입을 서울시에 요청할 수 있다. 서울시는 매입신청을 하면 매입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준병 도시교통본부장은 "매입신청이 들어오면 매입할까 생각 중"이라며, "최소 수익 8.9% 보장이나 7.2%~15%에 이르는 자금 조달이율을 감안하면 매입을 하는 것이 시민세금이 덜 들것"이라고 말했다.

매입가격은 대략 6천억원에서 7천억원 사이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윤 본부장은 "메트로 9호선의 주장대로 만성적자여서 운영이 불가능하다면 매입신청을 했을 것인데 그렇지 않다는 건 수익이 되니까 그러는 것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준병 본부장은 매입신청과 달리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게 되면 어느 정도 보상할 지가 남게 된다며 이는 매입신청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오늘의 주제로 돌아가서 박원순 시장은 왜 ''뿔''이 났을까?


= 박원순 시장이 역정을 내거나 그런 스타일이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윤준병 본부장은 ''박원순 시장이 지하철 9호선 요금문제로 역정을 내거나 했느냐?'' 는질문에 "박 시장은 역정 안내고 말씀으로 하는데 그 속에 엄정함과 냉혹함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외면적으로는 인자해 보이지만 원칙에서는 단호"하다는 것이다.

윤 본부장은 "박 시장이 소신껏 일하도록 배려하고 있다"면서 "잘못된 구조로 인해 시민들에게 비용이 증가되거나 그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권오중 비서실장도 "박 시장이 지하철 9호선의 계약자체가 부당한데다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 결정됐는지 내부 검토가 필요하며, 일방적인 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들어줄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좀체 역정을 내지 않는 박 시장의 평소 스타일을 볼 때 상당히 화가 많이 났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시장이 ''뿔''이 난 이유는 특혜 의혹 때문인가?

= 그렇다. 서울시 메트로 9호선은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부터 협약체결 과정 등에서 각종 특혜 의혹이 쏟아지고 있다.

지하철 9호선은 지난 2002년 6월 지방선거 직전인 5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울트라컨소시엄''을 선정했으나 이명박 시장의 당선 이후 재고시를 통해 로템이 25%, 현대건설이 15% 지분을 갖는 ''현대로템 컨소시엄''으로 변경됐다.

9호선 건설에는 총 3조 4,580억원이 투입됐으나 그중 민간자본은 5,631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2005년 5월 메트로 9호선과 서울시가 맺은 실시협약은 9호선 측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돼 있어 각종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실시협약상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이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꼽히고 있다. 세후 8.9%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내용으로, 운임수입이 예상치를 밑돌면 첫 5년은 90%, 10년까지는 80%, 15년까지는 70%를 서울시가 보장해주기로 한 조항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2009년 개통 이후 9호선 측에 710억 원을 지급했으며 올해도 300억원 가량을 지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8.9%의 수익률은 5% 수준인 다른 민자 사업이나 지방채 수익률 4~5%에 비해서도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재직 시 실시협약이 체결된 ''강남민자도로''의 경우 2006년 MRG가 삭제됐으나 9호선의 경우에는 삭제되지 않아 의혹을 더 키우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2008년에는 이상득 의원의 아들인 지형씨가 대표로 있었던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가 메트로 9호선의 2대 주주로 등장해 당시에도 특혜 논란이 제기됐었다.

박 시장은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인상은 상식적이지 않는 일로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인프라 구축사업과 관련해 부당하고 부적절한 협약이 맺어진데 대해서 공분이 있다"며 "결코 관대하게 넘어서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감사원 감사가 이뤄질 가능성?

=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은 지하철 9호선의 요금인상 논란이 핵심이지만 감사원 감사로 이어질 경우 민자 사업 유치과정과 다른 민자 사업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은 19일 오후 지하철 9호선 민간사업자 특혜 의혹과 관련해 ''8대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원에 특별감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경실련이 감사를 청구한 항목은 ▲우선협상대상자가 2002년 울트라컨소시엄에서 2003년 현대로템컨소시엄으로 변경된 이유 ▲당초 현대로템컨소시엄이 기본요금 700원을 제안했으나 실시협약서에서 1천원으로 상향조정해준 이유 ▲민간사업자가 전체 사업비의 1/6만을 투자했지만 타 지하철노선과 비슷하거나 높은 요금이 책정된 이유 등이다. 또 ▲강남순환민자도로와 달리 9호선 민자 사업에 대하여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조항을 삭제하는 협상을 진행하지 않은 이유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가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의 2대 주주로 등장한 이유 등도 밝힐 것을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이날 서울시의회 제237회 임시회 본회의에 출석해 "민자 사업에 대한 (서울시 차원의)감사를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다. 서울시는 다만 경실련이 감사를 청구한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이 공익감사위원회를 열어 이를 받아들이면 감사를 청구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서울시가 계약의 당사자인 만큼 직접 감사를 하기 보다는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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