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 중동을 사로잡기 위한 본격적인 유치작전에 돌입했고, 인프라 마련에 나서는 등 ''새 손님 모시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여기가 어디죠?"중동 최대 컨벤션 GIBTM, ''부산'' 현지인 눈길 사로잡다
전 세계 750여 부스,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관광지 틈 속에서 ''부산'' 코너는 유독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어둠이 젖어든 해운대를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있는 마천루, 자연과 도심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는 해운대 마린 시티의 정경이 오가던 중동 바이어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전국에서 서울을 제외하고는 단독 도시로 GIBTM에 참여한 부산 컨벤션 뷰로는 전시회 동안 유효 상담 30여 건, 100여 건의 방문 기록을 이끌었다.
부산 관광 컨벤션 뷰로 이정선 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K-pop 열풍이 불고 있고, 현지에 한-아랍 우호협회가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어, 여느 때 보다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은 상황"이라며 "부스에 들르는 비즈니스, 관광업계 종사자들이 한국말로 친근하게 인사를 건네는 경우도 많았다.특히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어 관광, 쇼핑에 대한 문의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사막지역인 중동 환경 탓에 쪽빛 바다에서 즐기는 최고급 호텔 휴식, 세계 최대 백화점이 들어선 쇼핑공간,무엇보다 테러 위협요소로 차별받지 않는 도시 분위기가 중동사람들의 발길을 붙든 것이다.
◈ 중동, 관광업계 최고 ''블루칩''…한가족 단위 수십 명에 체류기간 길어
중동은 우리나라에서 이른바 ''돈이 되는 최고의 손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동지역 경우 부호들이 많은데다 일부다처제로 한 번 휴가를 오면 한 가족당 인원이 수십 명에 이르고, 최대 한 달까지 한곳에서 관광을 즐기기 때문이다.
특히, ''히잡''을 착용하기 때문에 재력을 과시하는 수단으로 귀금속, 고가 시계, 신발 등을 선호하고 있어 1인당 관광 체류 비용도 기존 일본, 중국 관광객들의 수십 배에 이른다.
K-pop 등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한 해만 우리나라에 10만 명가량의 중동인들이 서울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4일 아부다비의 최대 사립학교 학생 30여 명이 부산지역에서 이틀간 머물었고, 오는 5월에는 터키지역 건축 전문가 50여 명이 부산을 방문한다.
또, 터키의 유명 A 기업의 간부 150여 명도 ''포상 휴가''로 오는 5월 말쯤, 부산을 들러 일주일간 머물 예정이다.
◈ 컨벤션뷰로, 부산 특급 호텔에 ''기도실'', ''할랄음식'' 등 인프라 구축 협의
시와 뷰로는 지난달 19~2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와 메단에서 열린 로드쇼에 참가해 300여명의 현지 업체 잠가자들을 대상으로 부산 홍보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세계적인 관광, 컨벤션 박람회에서 ''부산'' 도시 마케팅을 본격 진행하고 있다.
또, 서울로 들어오는 10만 명의 중동인들을 부산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인프라 마련에도 나섰다.
이를 위해 올해 해운대에 개관 예정인 6성급 호텔에 중동인들을 위한 ''기도실''을 따로 마련하고, 돼지고기, 돼지기름을 뺀 현지식인 ''할랄''(Halal/ 이슬람 율법이 인정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농수산식품)식당을 만들 것을 협의하고 있다.
그밖에 특급 호텔에도 ''기도실''을 만들기 위한 협조 작업에 돌입했고, 부산지역에 ''할랄''음식을 대처할 만한 한식에 대한 시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돼지기름 등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는 100% 유기농 천연 화장품 제조 업체인 A사와 중동여성들 만을 위한 화장품 개발, 판매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부산 관광 컨벤션 뷰로 김비태 사무처장은 "중동인들의 관광 소비는 기존 부산을 찾는 일본인, 중국인들을 뛰어넘을 만큼 규모가 크다. 최근 국제 정세상 중동인들이 미국, 유럽 지역에서 테러 예방을 목적으로 불쾌한 경험을 많이 하고 있어 관광지로 아시아 쪽으로 눈을 많이 돌리고 있다"면서 "때문에 넘치는 수요를 끌어들이기만 하면 부산의 최대 관광수요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도실과 할랄 음식 등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이 ''중동''을 사로잡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가 관광 도시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