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만 받아요"…한국고객 우롱하는 ''코스트코''

삼성카드 아니면 현금 지불해야…"회사 방침"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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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대형마트 코스트코가 삼성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결제를 거부하고 있어 고객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스트코는 이유조차 밝히기를 거부하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월마트나 샘즈클럽 등 회원제 대형마트와 심지어 코스트코까지도 다양한 카드를 결제수단으로 받고 있어 코스트코가 자사이익을 위해 한국고객에게 불편을 강요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11년 11월 20일 서울시 양평동에 있는 코스트코 지하 계산대에서 고객과 점원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 모(37) 주부가 국민카드로 물건값을 치르려다 거부당했기 때문이다. 코스트코 점원은 삼성카드 아니면 무조건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대꾸했다.

카드로 결제할 요량으로 현금을 지참하지 않았던 김 씨는 난감했다. 매장 내에 ATM이 있긴 하지만 수수료를 물어야 하고 또 마트측의 정책에 반감이 들어 아예 쇼핑을 포기해 버렸다.

코스트코 매장에서는 이같은 실랑이가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갓 회원이 된 고객들이 마트의 정책에 익숙하지 않은데다 코스트코의 정책이 마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것도 원인이다.

코스트코는 지난 2010년 삼성카드와 가맹점계약을 3번째 갱신했다. 이를 통해 코스트코는 매장 내에서 삼성카드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대신 0.7%의 수수료를 적용받았다. 삼성을 선택해주는 대신 카드사에 물어야할 수수료를 낮게 책정받는 방법으로 수익을 늘린 것이다. 국내 대형마트의 카드 수수료는 1.5%내외.

독점계약하는 대가로 수수료를 깎아준 삼성카드는 손실을 벌충하기 위해 다른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에게 주던 ''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슬그머니 거둬 들였다. 코스트코에서 3개월 무이자 혜택을 주는 삼성카드는 단 한장도 없다.

이 때문에 코스트코 회원들은 ''봉''이란 말까지 나온다. 결제수단이 매우 제한돼 있고 다른 마트가 다 제공하는 3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포기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서비스도 국내마트보다 떨어지는 탓이다.

코스트코 배성원 팀장은 13일 1개 카드사만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회사의 방침"이라며 "시기상 답변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고 말했다. 그나마 삼성카드는 "코스트코의 1국 1카드사 원칙 때문"이라고 설명해줬다.

코스트코가 자국에서도(미국) 이처럼 배타적이면서 반소비자적인 행태로 영업을 할까? 아니다. 미국에는 워낙 많은 회원제 마트가 있어 결제수단을 단 하나의 카드로 제한할 경우 망하기 십상이다.

미주리와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코스트코와 월마트 계열, 샘즈클럽 등 다양한 회원제 마트가 운영되고 있지만 결제수단으로 단 한 개의 카드만 요구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미주리의 회원제 마트 샘즈클럽은 미국 내 카드는 물론이고 외국인이 제시한 카드까지 다 받는다.

그런데 왜 유독 한국에서만 그것도 마트 가운데 유일하게 반 소비자적인 행태를 보이는 것일까?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첫째는 일부 한국인들의 미제사랑, 둘째는 한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스트코가 바잉파워(BUYING POWER)를 무기로 질좋은 미국 제품의 가격을 좀 더 낮춰 한국시장에서 소비자를 끌고 있지만 배타적이고 소비자 권익을 뒷전으로 여기는 행태를 지속할 경우 한국시장에서 도태된 ''제2의 월마트''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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