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1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김용민 막말''이 민주당을 뿌리째 흔들어놓고 있다. 지난 2일 일부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김용민 막말''의 위세는 생각보다 강했다.
5일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도 ''김용민''은 여전히 검색어 상위 순위에 랭크되고 있다.
민주당 김용민 후보는 지난 2004년 인터넷 방송을 통해 "유영철을 시켜 라이스를 XX(성폭행)을 해 살해하자", "노인들 시청역에 오지 못하게 역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다 없애버리자", "미군을 납치해 장갑차로 밀어버리자"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김 후보의 이같은 ''성적(性的) 막말''은 단순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한 것을 넘어 ''반인권적 범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그의 노인비하 발언은 과거 열린우리당의 ''노인폄하 발언''과 오버랩되면서 당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용민 후보는 지난 3일 트위터에 "성누리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실패했다. 쫄리면 죽으시든가"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김용민의 멘토라고 자청했던 조국 교수, 공지영 소설가마저 유감을 표명하자 김 후보는 4일 오전 ''과거 발언 사과 동영상''을 올렸다.
사과 동영상에서 김 후보는 "그때는 그렇게 하는 게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19금(禁)을 표방하고 누가 더 적나라하게 말을 하느냐로 낄낄댄 적이 있다"고 몸을 낮췄다.
민주당은 지난 3일 밤부터 이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 정도의 파급력을 가진 사안이라면 당장 ''후보직 사퇴'' 카드도 꺼내들었을법 한데 민주당이 미적거리는 이유는 김용민 사퇴가 가져올 또 다른 파장 때문이다.
김 후보가 출마한 서울 노원갑은 BBK사건으로 구속수감중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이다. 앞서 민주당은 정 전 의원을 뜻을 존중해 김용민 후보를 공천하면서 사실상의 ''사천''을 단행했다.
당 안팎의 우려에도 김용민 공천을 단행한 것은 정봉주 전 의원뿐 아니라 팬클럽인 ''미권스''를 다분히 의식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용민 사퇴 카드를 꺼내들었을 경우 미권스의 반발 등으로 총선의 또다른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당은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4일 충남을 찾은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김용민 논란''에 대해 묻자 "걱정이다"라고만 짧게 대답했다.
다만 한 대표는 같은날 천안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산에 출마한 민주당 김선화 후보가 상대 후보측으로부터 ''성희롱 발언''을 들은 것과 관련해서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며 "해당 후보는 자성하고 후보직을 사퇴해야한다"고 말했다.
당시 상대후보 지지연설에 나선 모 도의원이 "김선화 후보는 처녀다. 처녀는 맞는데 법무부 장관이 인정하는 노처녀, 57세 노처녀다"라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