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생 12학번 "기술 배워 인생2막 열고 싶어요"

베이비부머·해고자·탈북자 부부 등 폴리텍大 12학번 이색 신입생

오문식
1959년생 베이비부머인 오문식(53) 씨는 1977년부터 지금까지 35년간 해군에서 장비를 정비해왔다.

현역 준위인 오 씨는 내년 전역을 앞두고 올해 한국폴리텍대학 창원캠퍼스 메카트로닉스과 야간과정에 입학했다. 컴퓨터가 접목된 기계, 장비를 배우는 2년 과정으로 졸업하면 산업학사 자격이 주어지는 과정이다.

자동화 설비 등에대한 현장 실무에 있어서는 베테랑이라는 자부심이 크지만 여기에 전문적인 지식을 더해 관련 업무를 앞으로도 계속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 씨는 ''''오랜 경험이 있어도 학문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가 없어 벽에 부딪힌 일이 많았다''''며, ''''전역 후에 새로운 직업을 갖기 위해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오 씨처럼 기술을 배워 제2의 인생을 꽃 피우기 위해 폴리텍대학에 입학한 이색 신입생들이 있어 화제다.

실업난 속에 취업하기 더욱 힘든 베이비부머, 해고자, 탈북자, 장애인 같은 취약계층들이다.

이병선
바이오캠퍼스 바이오배양공정과에 입학한 이병선(32) 씨의 경우는 31세에 정리해고를 당한 뼈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외국계 장비 업체에 입사한 이병선 씨는 2011년 2월, 재직 중 갑작스런 한국지사 철수로 젊은 나이에 정리해고 됐다.


그 후 1년간 취업을 위해 여러 기업에 입사원서를 제출했지만 서류 통과 조차도 만만치 않았다.

이 씨는 평생직업을 가질 수 있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일을 찾던 중, 바이오 기술을 배우고자 이 대학에 입학했다.

이 씨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다''''며 ''''일단 시작하면 길이 보이고 그 길을 가기위한 의지만이 필요하다''''며 의욕을 나타냈다.

그런가하면 어느 탈북자 부부도 한국폴리텍대학 충주캠퍼스에 입학해 주목을 받고 있다.

40대인 이들 부부는 2명의 자녀와 함께 지난해 3월 남한 땅을 밟았다.

이 부부는 한국사회의 구성원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기술력과 취업률이 높은 이 대학을 선택했다고 한다.

남편은 산업설비과 자동화용접직종에, 아내는 컴퓨터응용기계과에 입학했다.

이혜경
두 부부는 ''''기술로 인정받아 당당히 취업해 우리 가정이 이 땅에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남들보다 더 큰 각오와 노력을 할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영주캠퍼스 광고디자인학과에서는 남편과 딸에게 의지해 생활하던 뇌병변 2급 장애인 이혜경(34) 씨가 디자이너로서의 인생 첫발을 내디뎠다.

장애를 가진 몸으로 대학을 다닌다는 것이 걱정도 되었지만 불안정한 남편의 일자리와 점점 커가는 딸을 위해 큰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 씨는 ''''한국폴리텍대학 영주캠퍼스의 다양한 특전과 장애인도 응시 가능하다는 점, 실력 있는 교수진에게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알게 돼 지원했다''''며 ''''장애인이기 때문에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일을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생각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전국적으로 34개의 캠퍼스를 두고 있는 한국폴리텍대학교에는 올해 2년과정의 산업학사, 1년과정의 기능사, 기능장 과정 등 3가지 과정에 1만 5천명이 입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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