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광범위한 사찰 정황 드러나 ''파문''

총선 판세 가를 핵폭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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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을 주도했던 총리실이 정관계 인사와 언론사, 노동조합 등을 광범위하게 사찰해 온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12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정국이 요동칠 전망이다.

25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는 KBS 새노조는 30일 자체적으로 제작 방송한 ''리셋 KBS 뉴스9''을 통해 총리실의 사찰 문건 2,600여 건을 입수한 사실을 전하며 이중 일부를 공개했다.

KBS 새노조에 따르면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은 우선 노무현 정부때 임명된 공직자와 공기업 임원에 집중됐다.

이세웅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김광식 전 조폐공사 감사, 충남 홀대론을 제기했던 이완구 당시 충남지사 등이 타겟이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신임을 받았던 고위공직자도 윤리지원관실의 사정권 내에 있었다.

새노조 측은 어청수, 강희락 전 경찰청장, 조현오 현 경찰청장의 복무보고서와 장수만 전 국방차관, 윤여표 전 식약청장, 최성룡 소방방재청장에 대해서도 사찰을 했음을 입증할 수 있는 문건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윤장배 전 농수산물유통공사 사장, 류철호 전 도로공사 사장 등 공기업 사장들도 감찰 대상이었고, 지방 총경급 백 여 명에 대한 인사파일과 전.현직 일선 경찰들의 모임인 무궁화 클럽에 대한 사찰을 입증하는 문건도 입수됐다고 폭로했다.


총리실이 공직자들의 비위 사실이나 의혹들을 조사하는 것은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날 KBS새노조가 터뜨린 사찰 수준은 상상을 초월한다.

미행과 감시가 이뤄지고 도청이 아니면 파악하기 힘든 개인적 대화도 사찰 보고서에 나타나 있다고 새노조측은 밝혔다.

언론사 사찰을 통한 언론 장악에도 총리실이 깊숙이 개입한 사실이 확인됨으로써 장기화 국면에 접어든 언론 노조의 파업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2009년 9월에 작성된 ''YTN 최근 동향 및 경영진 인사 관련 보고'' 문건에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노종면 전 노조위원장에 대해 검찰 항소를 건의하는 문구가 나타나 있다.

이 보다 열흘 가량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문건에는 "KBS, YTN, MBC 임원진 교체 방향보고"라는 항목의 비고란에 청와대를 뜻하는 ''BH'' 하명이라고 언급돼 있어 이들 방송사 임원 인사에 청와대가 직접 개입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KBS 노조 성향을 분석하고 김인규 사장이 KBS의 색깔을 바꾸고 조직을 장악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와 있다.

정권에 비판적이었던 ''MBC 피디수첩''과 ''한겨레 21'' 편집장에 대한 항목도 있어 진보언론에 대한 정권 차원의 사찰이 광범위하게 있루어졌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동조합에 대한 감시도 자행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또 다른 파문이 예상된다.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 당시 인터넷에 떠돌던 이명박 대통령 패러디 그림을 병원에 붙였다는 이유로 서울대병원노조가 사찰대상에 올랐고 화물연대와 현대차 전주공장 노조도 총리실의 사찰망 안에 있었다.

본격적인 총선 선거운동의 닻이 오른 시점에 총리실 주관으로 광범위한 사찰이 이뤄졌고, 청와대도 여기에 개입했음을 입증하는 정황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정치권에 메가톤급 핵폭풍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민주통합당 등 야당들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공세를 강화할 것이 명약관화 한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과 선을 명확히 긋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장진수 주무관의 폭로로 민간인 사찰 문제를 재수사하기 시작한 검찰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이지만 야당과 시민사회 진영의 부실.축소수사 비판도 면키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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