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 김고은, "잠 설친 베드신, 찍는 순간 마음 편해져 박해일 덕분"

27일 ''은교'' 제작보고회에서 밝혀

은교


"내게 왜 이러시지? 연기인생 종치게 하려고 하나?"

화제작 ''은교''(정지우 감독)에서 70대 노인으로 분한 30대 배우 박해일이 캐스팅 제의를 받았던 순간을 이같이 떠올렸다.


박해일은 27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개최된 은교 제작보고회에서 "누구나 그랬겠지만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다"며 "대단한 부담이었다. 내게 왜 이러시지라고 생각했을 정도"라고 운을 뗐다. 이어 "오랜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자신감보다는 도전의 연속이 배우로서의 숙명이라면 내게 좀 더 빨리 큰 도전이 다가왔구나, 그렇다면 ''모던보이''에서 함께 한 감독님을 믿고 돌파해보자고 생각했다"고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그렇다면 정지우 감독은 왜 박해일에게 70대 노인 역할을 맡겼을까? 정 감독은 "늙어간다는게 뭘까? 마음엔 여전히 청춘과 갈망, 욕망이 있는데 단지 겉데기만 늙어가고 부패해가는 아닐까. 본질적인 관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젊은 배우가 노인분장을 하는게 흥미로울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은교는 소녀의 싱그러운 젊음과 관능에 매혹당한 위대한 시인 이적요와 스승의 천재적인 재능을 질투한 패기 넘치는제자 서지우 그리고 위대한 시인의 세계를 동경한 열일곱 소녀 은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해피엔드'' ''사랑니'' ''모던보이''를 연출한 정지우 감독의 신작이다.

박해일은 현장에서 매일 8시간 넘는 특수분장을 감수했다. 또 탑골공원 등을 찾아 노인의 행동 등을 관찰했다. 그는 "노인분들과 막걸리를 나눠마시면서 느낀 기운들을 참조했고 또 노인이 나오는 기존영화들도 봤다"며 "하지만 흉내내는것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냥 박해일이 늙었다고 치고 극에 빠져들기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소설가 서지우로 분한 김무열은 엄마가 소설가라고 이날 깜짝 고백했다. 그는 이번 역할을 위해 엄마와 함께 상주하고 있는 그의 보조작가를 관찰했다. 그는 "두 사람을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했다"며 "둘이 오래지내고 친한데도 둘만의 복잡한 무엇이 있더라. 보면 볼수록 재밌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감정이 잡히지 않을때면 감독이 추천해준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들었다고 밝혔다.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고은은 아직 포털사이트에 등록도 안돼있는, 21살의 신인배우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두 배우와 베드신을 소화했다. 김고은은 "부담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작업 하면서 노출이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배우로서 한번쯤은 노출을 하지 않겠나. 내가 존경하는 배우들도 다 훌륭히 해냈기에 노출신을 찍기로 결심했다. 찍기 전까지는 심리적인 압박이 컸다. 잠도 못잤다"고 고충을 밝혔다. 하지만 찍는 순간이 다가오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그는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면서 마음이 오히려 편해졌다. 또 해일 선배님께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고 공을 돌렸다.

박해일은 "고은씨가 감정의 깊이가 센 신들을 저뿐만 아니라 무열씨와도 찍었다. 신인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그 감정신에서 저희한테 결코 지지 않았다"고 베드신 비화를 전했다.

정지우 감독은 전작 ''해피엔드''에서 파격적인 정사신을, ''사랑니''에서는 파격적인 남녀관계를 선보였다. 정 감독은 "굳이 두 영화 중 하나를 꼽는다면 해피엔드에 가깝다"며 극중 러브신을 설명했다. 그는 "러브신 전후의 감정들이 러브신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러브신 자체는 너무 흔하지 않나. 우리영화는 그 전후가 아름답게 묘사돼 아주 흥미로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고은을 캐스팅한 이유로는 "300여명을 보는 등 굉장히 긴 오디션을 거쳐 발탁됐다"고 과정을 먼저 설명했다. 이어 "이 영화는 노시인과 젊은 제자에게 호기심을 느껴야 얘기가 시작되는데 본질적으로 호기심이 많았다. 또 내면에 단단함과 중심을 가지고 있었다. 대상화되지 않으면서도 자기 감정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은교 캐릭터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고 이유를 전했다.

박범신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옮긴 이유에 대해서는 "솔직함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우리 마음속에는 드러나면 부끄러운 많은 것들이 있는데 그런 감정이 매우 솔직하게 드러나 있었다"고 답했다. 4월 2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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