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애비 삼 년에 이가 서말이요, 과부 삼 년에 은이 서말''이라는 속담은 요즘 현실에는 맞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여성이 가구주일 경우 남성이 가구주인 곳보다 생활형편이 더 나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이 가구주인 가구는 가처분 소득이 368만 원인데 비해 여성이 가구주는 그 절반도 안되는 173만 원에 불과했다.
기본적으로 남녀 임금 격차가 심하기 때문인데, 지난 2010년 남성의 월 평균 급여는 236만 원이었지만, 여성은 147만 원 밖에 안 됐다.
저임금 노동자 비율도 남성은 17.3%에 불과한 반면, 여성은 42.7%에 이르면서, OECD국가 중 저임금 노동에서 남녀 격차가 가장 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젊은 층에서는 독신주의, 장년층에서는 이혼, 노년층에서는 사별 등의 이유로 가구주가 여성인 가구는 해마다 크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여성 가구주 비율은 25.9%. 세 집 건너 한 집에서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또, 1인 가구로만 보면 여성 가구주는 220만 가구로 이미 남성 가구주를 앞질렀다.
여성의 경제력이 크게 열세인 상황에서 여성 가구주가 급증하는 것은, 결국 빈곤가구의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빈곤율은 해마다 상승하고 있는데, 이는 1,2인 가구 위주의 여성 가구주가 증가하는 것에 정비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남녀간 소득 격차가 해소와 함께, 한 부모 가정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등 여성 가구주에 대한 맞춤형 복지대책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