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빵'' 굽는 롯데… 골목철수 시늉만

사업규모 키우는 이중적인 행태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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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들이 손쉬운 돈벌이를 위해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자 빵집사업을 접겠다고 발표했지만 50일이 지나도록 사업정리를 미루고 있다.

롯데 계열의 블리스는 사업철수를 발표한 지 15일 만에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추가로 빵집을 개장해 애초부터 사업철수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는 지난 1월 31일 "동반성장을 위한 정부정책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국민여론에 적극 부응하기 위해 베이커리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보름뒤인 2월 15일 롯데백화점 잠실점 지하 식품코너에 50여평 규모의 ''포숑카페''를 신규 오픈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베이커리사업 철수를 결정했지만 정작 뒤로는 사업규모를 키우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인 것이다.

지난해 10월 개점한 롯데백화점 분당점 포숑카페의 경우, 백화점 식품매장과 함께 리모델링을 거쳐 지난주 재개장했다.

포숑을 운영하는 법인 블리스 매각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블리스 관계자는 "사업자가 당장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당장 매각하는 것은 어렵다"며 "최대한 신속히 매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말뿐, 50일이 지나도록 프랑스 포숑과의 판권문제 협의도 매듭짓지 못했고 사업을 넘길 대상자도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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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숑 베이커리를 취급하는 블리스사업은 재벌 2세 밀어주기의 전형이어서 이같은 행태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도 싸늘하다.

제빵업계 한 관계자는 "재벌기업의 빵집사업에 대한 비난여론이 드세게 일 때는 납작 엎드리고 여론의 관심권에서 멀어지자 약속을 저버리는 행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블리스 대표 장선윤 씨는 롯데쇼핑의 비호 아래 땅짚고 헤엄치기식 사업을 추진해 와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과도 무관한 만큼 하루 빨리 사업을 정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 씨는 재벌가 2~3세들의 베이커리사업 진출 러시에 편승해 지난해 5월 사업에 뛰어든다. 롯데백화점은 당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손녀이자 신영자 씨의 딸인 장 씨 회사에 포숑의 판권을 넘기고(기존 고려당 위탁운영) 롯데백화점에 입점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블리스 입장에서는 판권확보도 백화점 매장 진입도 여반장(如反掌)이었던 셈이다.

제빵철수와 관련해 롯데 계열인 블리스가 보여준 태도는 다른 재벌가와는 사뭇 달라 롯데그룹 전체 이미지를 깎아 내리는 애물단지가 되고 있다.

삼성계열인 호텔신라는 최근 베이커리 부분을 레스토랑 사업 부문과 분리해 구체적인 매각 절차가 시작됐고 현대자동차그룹의 오젠은 이미 매장 철수를 완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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