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인터뷰에 응한 제돌이 엄마의 목소리는 착 가라앉아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법포획된 것으로 밝혀진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당장 사람의 보살핌 속에 생활하다 자연으로 돌아갈 제돌이가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떤 상황에서든 나쁜 상황은 꼭 생기는 거고 조련사들이 지금까지 돌봐오면서 드는 생각이 있잖아요. 넓은 집으로 가는건 좋지만 혹시나 혼자 가서 외롭고 친구들을 못 만나거나 나쁜 사람들을 따라가지는 않을까…."
불안한 마음에 ''제돌이 엄마'' 박 조련사는 탈진할때까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울컥해서 제돌이한테 바로 달려가서 평소대로 안아주면서 기댔거든요. 그런데 제돌이가 저를 오히려 보듬어주고 위로해 주는 듯한 느낌을 받아서...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며 무엇을 원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진 것 같아요."
지난 2009년 7월 26일부터 함께 지낸 박 조련사에게 제돌이는 자식과 다름없는 존재다. 저녁 6시까지 근무시간이지만 정시에 퇴근한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저희가(조련사들이) 원래 6시까지 근무지만 동물을 너무나 다들 사랑하기 때문에 같이 있는 것을 너무 좋아해요. 훈련이 아니고요. 그냥 가서 같이 만져주고 놀고 서로 기대고 눈을 지긋이 감거든요."
비록 말은 통하지 않지만 혈육같은 유대감으로 이어진 박 조련사와 제돌이는 이제 서로를 챙겨줄 정도로 가까운 동반자였다. 그런 박 조련사에게는 일각에서 제기된 동물학대 논란은 큰 상처로 다가왔다.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온 이미지 때문에 조련사들이 돌고래들을 학대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져 있다는 것. "이건 드라마나 영화가 아니고 현실이거든요. 그런 것만 보고 말씀을 하시니까 저희가 너무 서럽고…"
박 조련사는 "이제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게 과연 될까요? 가슴이 아프고 그냥..." 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자연에서 온 제돌이가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은 당연한 ''원칙''이지만 제돌이 엄마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