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의 연인''이 저조한 시청률에 고심하고 있다(?)
다른 드라마 제작진이 들으면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작 ''프라하의 연인''은 자체 시청률 상승폭이 예상보다 작아 고민중이다. 현재 주말 드라마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중이며 SBS 자체 방송사 최고 시청률로 쌍끌이 흥행을 기록중인 ''프라하의 연인''(김은숙 극본, 신우철 연출)은 21일까지 총 8회분이 방영됐지만 아직 30%를 넘지 못하고 있다.(AGB 닐슨 기준)
보통 드라마라면 이 정도에 충분히 만족할 만한 상황이지만 ''프라하의 연인''은 지난해 ''파리의 연인''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작가와 연출자가 동일한데다 박신양 김정은 이동건에 필적하는 김주혁 전도연 김민준이라는 라인업이라서 더욱 조바심을 내고 있다.
경쟁 프로그램인 MBC의 대작 ''신돈''과 KBS 1TV의 ''징기스칸''이 10%를 오르락 내리락 하는 상황에서 ''프라하의 연인''이 20% 후반대까지 약진한 점에서는 주목할 만하지만 내부에서는 생각보다 정체된 시청률과 반응에 남모를 애를 태우고 있다.
보여줄 것 다 보여줬다(?)
''프라하의 연인''에서 지적되는 몇가지 부분이 시청률에 절대적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시청률 정체의 요인으로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중견 드라마 작가는 김주혁의 캐릭터가 박신양에 비해 지나치게 단선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이 재벌2세였던 것에 비해 말단 ''프라하의 연인''의 김주혁이 강력반 형사라는 직업적 특성이 있지만 박신양의 경우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예기치 않은 행동과 모습이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호응을 얻은데 비해 김주혁은 형사의 거친 이미지외에는 더이상 기대할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주인공에 걸맞지 않게 캐릭터가 평면적이라는 설명이다.
이 작가는 또 "김은숙 작가의 톡톡튀는 감각적인 대사는 무릎을 탁치게 만들기도 하지만 ''프라하의 연인''에서는 의도적으로 운율을 강조하는 듯한 대사가 오히려 유치함을 야기시키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프라하의 연인''을 즐겨본다는 영화사의 모 시나리오 작가는 "여자가 남자에게 진드기 붙듯 달라붙는 모습이 여자입장에서는 오히려 반감되는 정서가 작용한다"고 꼬집었고 "거의 사랑에 관한한 시인의 경지에 이른 재벌2세 엘리트 검사 김민준의 캐릭터도 설득력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의 의상에 대한 지적도 이어진다. 청담동에서 연예인 의상을 오랫동안 담당해온 한 업체 이사는 "전도연의 의상은 분명 이번 가을 가장 유행하는 코드인 러시아 풍의 브라우스와 자켓, 7~8부 길이의 ''큐롯''바지 등으로 화려하고 패션리더의 모습을 띠고는 있지만 약간 키가 작은 아담한 전도연에게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 요소가 있다"고 평가했다.
''파리의 연인'' 3회만에 32.5%, ''프라하의 연인''은 아직도 20%대...
지난해 ''파리의 연인'' 시청률 상승세를 보면 ''프라하의 연인''의 상승세가 더딘 것이 눈에 확 들어온다.(그래프 참조) ''파리의 연인''은 첫회 23.3%로 출발해 3회만에 32.5%, 7회 41.2%로 급상승하며 고공행진을 하다 57.4%로 화려한 막을 내렸다. 하지만 ''프라하의 연인''은 첫회 19.9%로 시작해 6회 28% 최고치를 기록하고 7,8회에서 탄력을 받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프라하의 연인''의 관계자는 "생각보다 빠른 시청률 상승이 높지 않아 우리도 은근히 속이 탄다"면서 "지난해 그렇게 많던 시청자들이 다 어디로 간건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파리의 연인''과는 이미 비교하기 좀 그렇고 작가 얘기대로 ''전반에 사전포석은 이제 다 깔았으니 9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말에 동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9회부터가 본 경기
구본근 책임 CP는 "특별히 고심하는 사안은 전혀 없다. 전반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드라마의 메인스트림에서는 다소 약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 CP는 "오는 22, 23일 9, 10회분에서 전도연이 대통령의 딸이라는 사실이 김주혁에게 알려지고 김민준이 5년전에 지키지 못한 약속에 대한 납득할 만한 이유가 묘사되면서 새로운 삼각 관계의 변화와 긴장관계가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드라마 관련 고정칼럼을 쓰고 있는 영화감독 ''원''은 일간스포츠 최근 기고에서 "너무 특별한 사랑 이야기에 집중한 나머지 욕심만 부리지 않으면 대박 행운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socio9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