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말 ''2014학년도 수능 세부 시행방안''을 통해 "국어와 영어, 수학, 세 과목은 수준별 시험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수준별 시험은 국·영·수 시험을 ''현행(2012학년도) 수능 수준보다 쉬운 A형과 현행 수능 수준의 B형으로 나누어 치르는 것이다.
''모든 수험생이 쓸데없이 국·영·수를 어렵게 공부할 필요없이,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이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수능 준비를 하게 하자''는 취지다.
그런데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9일 발표한 ''2014학년도 수능 개편에 따른 대학의 계열별 국·영·수(A/B형) 반영 방법''은 이런 취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학이 국어와 수학을 동시에 B형으로 반영할 수는 없어서, 국·영·수, 세 과목이 모두 B형이 될 수는 없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전국 주요 대학 자연계로 진학하려면 수학과 영어를, 인문계로 진학하려면 국어와 영어를 무조건 ''더 어려운'' B형으로 선택해야 한다.
시험은 A형과 B형으로 나뉘었지만, 수험생들에게는 사실상 선택권이 없는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국어와 수학을 동시에 B형으로 반영하지 못하도록 한 것을 넘어 대학을 더 압박하는 것은 과도한 대학 자율성 침해여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대교협은 그러나 "자연계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국어 A형을 선택할 수 있어, 이전보다 국어 영역 수험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예체능계는 국·영·수 모두 A형을 반영하는 대학이 많아 예체능계 수험생의 부담은 많이 완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대교협은 덧붙였다.
한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14학년도에 수준별 수능을 처음 치르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2014학년도 수능 예비시행''을 실시하기로 했다.
오는 5월 17일(목) 실시되는 2014학년도 수능 예비시행의 목적은 ''수준별 수능 예시 문항을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달라지는 수능 대비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시범 지역인 대전과 충남에서는 시험장 및 시험실이 배치되는 등 실제 수능 체제와 동일하게 예비시행이 실시된다.
그 외 지역에서는 학교별로 자체 실정에 맞게 시험을 치르거나, 시험 없이 문제지만 배포할 수 있다.
평가원은 "수능 예비시행은 고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되지만, 수준별 수능 예시 문항 공개가 목적인 만큼 출제 범위는 고등학교 3학년을 포함한 전 과정으로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