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차례 ''발파''…사라지는 구럼비에 ''눈물·분노''(종합)

8일도 발파 계속될 듯…구럼비바위 발파도 카운트다운

발파
해군기지 건설을 위한 구럼비 해안가 바위 발파가 7일 오전부터 시작된 가운데 7일 하루 모두 6차례의 발파가 이뤄졌다.

해군과 제주해군기지 건설 시공업체는 7일 오전 11시22분쯤 서귀포시 강정동 해안가 인근 밭에서 기지건설을 위한 1차 발파를 실시했다.

이어 4시와 4시 20분 등 시간 간격을 두고 이어지면서 이날 하루 모두 6차례의 발파가 이뤄졌다.

그러나 구럼비 바위에 구멍을 뚫는 천공작업이 이뤄지지 않아 구럼비 바위에 대한 직접적인 발파는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점차적으로 발파 작업 현장이 확대될 계획이어서 강정주민들과 환경운동가들이 우려하는 구럼비 바위에 대한 직접적인 발파는 머지않았다는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이에 앞서 제주해군기지 예정지인 구럼비 바위를 폭파하기 위한 화약이 이날 오전 6시쯤 비밀리에 공사현장에 운반된 가운데 구럼비 바위 발파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화약 공장에서 나온 화약이 해상 운반로를 통해 해군기지 공사 예정지인 구럼비 바위에 도착했다.

육상을 통해 운반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이 공사현장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어 극단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다.

해군기지 공사현장 인근 해상에는 제주해경 소속 경비함정 등 16척이 해상에서의 돌발 상황에 대비해 해안을 둘러싼 채 경비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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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시민활동가들은 카약을 타고, 구럼비 해안 진입을 시도했지만 해경 경비보트에 막혀 시도는 번번이 무산됐다.

육상에서도 경기지방경찰청 소속 전경 6개 중대 600여명이 동원돼 해군기지 공사현장 입구에서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강정주민들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시민활동가들도 새벽부터 현장에 집결해 연좌농성에 들어가는 등 구럼비 바위를 사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경찰과 공사 차량 등의 공사현장 진입을 막기 위해 공사현장 입구 도로에 20여대의 차량으로 바리케이드를 쳤고, 경찰은 물리력을 동원해 차량을 치웠다.


이 과정에서 주민과 시민활동가 10여명이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연행되기도 했다.

구럼비 해안가 발파는 낮 12시를 전후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일부 시민활동가들이 구럼비 해안 테트라포드에서 반대 시위에 나서면서 안전 문제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오전 11시 22분쯤 구럼비 해안가 인근 밭인 케이슨 제작장 대림산업 2공구 지역에서 소규모 발파가 이뤄져 구럼비 해안가 바위의 본격적인 발파 신호탄이 되고 있다.

강정주민은 물론 제주도 차원의 공사 중지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해군이 공사를 강행하면서 해군기지를 둘러싼 대립과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전망이다.

한편, 구럼비 해안가 발파 소식이 전해지자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강정마을을 찾았고 정동영 의원과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가 주민들과 연좌농성을 하는 등 중앙 정치권은 물론 제주도의회 의원들도 크게 반대했다.

민주통합당 제주출신 국회의원 3명도 기자회견을 열고 구럼비 발파시도를 비판한 뒤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또 제주해군기지 구럼비 발파에 대한 규탄 목소리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제주해군기지 저지 전국대책회의''가 이날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연 비상시국회의에서 백기완 통일문제 연구소장은 "해군기지 건설 중단은 이 땅에 사는 생명과 자연의 명령"이라고 호소했다.

방송인 김미화 씨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을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쉬는 문화마을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비상시국회의에서는 구럼비 발파작업 중단과 해군기지 건설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는 결의문이 채택했다.

천주교 제주교구도 이날 구럼비 바위 폭파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열고 "천혜의 구럼비 바위 전체를 폭파하겠다고 덤벼드는 행위는 이 시대의 탐욕과 무지가 빚어내는 무서운 죄악"이라고 밝혔다.

제주교구는 "5년 넘게 고통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과 강정주민들에게 죽음을 요구하지 말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사제단은 구럼비 바위 폭파를 좌시하지 않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겠다"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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