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드리면 걱정이 많으실 것 같아서 사전에 허락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22년 역사상 최초의 여검사라는 강력한 이력의 소유자여서였을까?
김연실 검사도 부모님 앞에서는 아직 시집갈 나이가 꽉 찬 예쁜 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는게 오히려 의외다.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뉴스쇼에 출연한 김 검사는 ''최초의 강력부 여검사''라는 세간의 호기심 어린 눈길에 차분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김 검사의 부모님은 방송인터뷰 출연이 결정되고서야 딸이 어느 부서로 갔는지 알 수 있었다.
사실을 알게된 부모님의 첫마디는 "지금까지처럼 열심히 하고 혹시 이제 첫 여검사가 배치됐는데 너로 인해서 다른 이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몸 건강히 조심하라"였다.
김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최초의 여검사라는 칭호에 대해 ''대단한 영광''이라고 밝혔다.
"중앙지검 강력부는 특히 마약수사에서는 위상이 대단한, 기개적으로 대단한 수사팀인데 최고의 수사팀에 함께할 수 있게 된다는 게 대단한 영광입니다"
여성의 몸으로 험난한 강력부를 왜 지원하게 됐을까?
''어느 수사 영역이든 소중하지 않고 험하지 않은 곳은 없다''는 것이 김 검사의 지론이다.
"우리나라가 현재 마약청정국으로 분류되고 있는 것은 선배 검사들이나 훌륭한 수사관들의 각고의 노력과 희생이 바탕이 되었기 때문에 그 전통을 제가 감히 이어나갈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들어서 적극 지원하게 됐습니다"
여성이어서 업무를 보는데 약점은 없을까?
"일단 영화나 드라마에는 드라마적 요소가 가미되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이는 것도 있지만 현재까지로서는 신체적인 약점등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자신감 있는 대답에 혹시나 무예에 능통한 유단자인지 물었지만 돌아온 것은 "할 줄 모른다"는 천연덕스러운 대답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으로 초임검사 시절 차량과 가정집털이 범행으로 구속송치된 14살 소년 사건을 꼽았다.
당시 상관이었던 차장검사의 충고는 김 검사에게 소중한 깨달음을 주었다.
"저는 초임검사이고 경력도 일천해서 통상적인 사건 처리에 따라서 결재를 올렸더니 차장님게서 ''이 소년에 대해서는 김 검사가 특별히 구속을 취소하고 대신에 엄마로서 계속 좀 돌봐 주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셨죠" 김 검사가 차장검사의 충고를 따라 구속을 취소하고 관심을 보여주자 소년은 검정고시를 치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 아이의 아버지도 다른 범죄를 저질러서 수배상태였는데 그분도 감명을 받아서 다시 가정에 원상복귀한 경험이 있습니다." 김 검사는 수사도 결국은 ''사람의 소통''이라고 강조하면서 여성검사들이 바꿔놓을 검찰의 변화를 예감케 했다.
"수사의 기본이라는 것이 결국 사람과 사람의 소통의 문제, 마음을 여는 문제에 있다면 그런 부분에서 여성의 섬세함이나 포용력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