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 2000년대 초반부터 우리 나라에서는 SNS 열풍이 불었습니다. 바로 싸이월드가 그 주인공이지요. 그 당시 ''싸이 폐인''이라고 해서 싸이월드에 빠져서 사는 사람들의 숫자가 꽤 있었지만 아무도 이 사람들이 중독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지는 않았지요.
그러다가 2년 전부터 급속도로 보급되기 시작한 스마트폰을 이용한 SNS의 이용이 활성화 되면서 SNS에 과다하게 집착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이 'SNS의 이용이 문제가 되겠구나' 하고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지요.
문제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연구는 항상 뒷북을 치는데 있는데 아직까지 전 인구의 얼마만큼이 SNS에 중독되었다라는 연구는 없어요. 다만 관련된 중독 질환, 예를 들면 인터넷 중독 같은 것을 통해서 추측이 가능하기는 하죠.
인터넷 중독에 빠진 사람들의 연간 유병율이 약 2.5%정도라고 하니까 제 생각엔 SNS중독 정도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 약 125만 명 정도가 SNS중독이라고 추측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언론에서나 트위터 등에서 SNS 중독에 대해 여러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이 문제만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SNS때문에 자신이 맡은 일, 특히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경우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Q. 이런 SNS에 빠지게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외로운 사람들이 주로 빠지는 걸까요?
☞ SNS에 빠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습니다. 과거 인터넷 중독에 빠지는 사람들 중에는 우울하거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인 관계에서 예민한 사람들이 직접 사람을 대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SNS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존감이 떨어져 있거나 불안해서 무엇인가를 자꾸 재확인 받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주로 빠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외로움은 그다지 상관이 없는 것 같습니다.
Q.최근 술이나 담배보다도 SNS가 중독성이 강하다는 연구가 나왔던데, 우리 뇌의 어떤 변화가 있어서 일까요?
☞ 모든 중독은 비슷한 뇌의 변화를 가져옵니다. 사실, 시대가 바뀌면서 우리가 중독되는 대상이 바뀌는 것이지요. 중독에는 긍정적인 중독이 있는가 하면 부정적인 중독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공부에 중독되었다면 이건 좋은 일일까요, 아님 나쁜 일 일까요? 또, 운동 중독도 있습니다. 물론, 모든 일을 과유불급이긴 하지요.
요즘엔 과학 기술이 발전을 해서 중독을 일으키는 뇌의 변화를 영상촬영을 통해 가능합니다. 바로 기능성 MRI(줄여서 fMRI)라고 하는 것이지요. 이 fMRI를 통해서 보면 뇌에는 쾌감보상회로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 부위는 뇌의 부위 중 중뇌에서 시작해 뇌 중심의 측핵을 거쳐서 전두엽으로 이어지는 회로인데 이 회로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매개로 해서 흥분이 됩니다.
인간의 뇌는 도파민의 신호를 받으면 뇌 속의 쾌락중추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데, 초콜릿·담배·술 등은 이러한 도파민 수치를 일시적으로 올려주기 때문에 행복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쾌감을 계속해서 유지하고자 이를 반복하게 되면 중독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쾌감을 느끼는 중추, 대뇌보상계를 이루는 신경조직들이 비대해져 계속해서 더 많은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이렇듯 중독증상은 도파민이 약물 등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분비되어, 대뇌보상계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병적 상태로 진행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중독 증상은 단순히 심리적인 요인에서 볼 것이 아니라 '뇌질환'으로 보는 것이 옳고, 중독증상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인 치료와 당사자의 강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Q.그럼 우리 아이나, 혹은 주변 사람, 내 자신이 하루에 어느 정도나 SNS를 접하는 게 중독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진단기준이 있을까?)
☞ 앞에서 잠깐 언급했는데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을 때 이에 대한 연구는 항상 뒷북을 치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이 분야가 미개척 분야입니다. 따라서 진단기준이 아직 정립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중독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SNS와 유사한 인터넷 중독이나 핸드폰 중독의 진단 기준에서 필요한 것을 가져오면 SNS 중독이 의심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보면 1. 나는 SNS사용시간을 줄여보려고 노력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2. 나는 SNS가 없는 삶을 생각할 수가 없다. 3. 나는 SNS를 1시간 이상 하고 있지 않으면 불안하다4. 나는 아무런 이유 없이 SNS를 들여다 보고 있을 때가 종종 있다5. 나는 SNS를 하느라 내가 해야 할 일을 제시간에 못할 때가 종종 있다.6. 나는 수업 중이나 중요한 회의 때에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tablet PC포함)에서 SNS를 확인한다.7. 나는 SNS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자거나 지각을 한다.
이러한 기준 중에서 3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SNS 중독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Q. SNS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이것도 약물치료 같은게 필요한가요? 상담만으로도 괜찮을까요?
☞ 우선은 생활습관부터 바꿔보도록 하는게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바꿔보려고 했는데도 잘 안된다면 왜 안되는가에 대해서 상담을 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고요.
일부이지만 한가지에 집착하면 반복해서 그것에만 집착하는 강박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자신의 그러한 성향에 대해서 상담을 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SNS에 빠져드는 사람의 특징 중의 하나가 대인관계에서 예민한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분들은 자신이 예민하다는 것을 아는 경우도 있지만 전혀 모르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심리검사를 통해서 자신의 상태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에 따른 상담이나 기타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동반된 정신적인 어려움 중에 과도한 불안이나 우울감, 완벽주의 같은 성향 때문에 SNS에 집착한다면 약물의 사용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평소 SNS 에서 빠지지 않기 위한 좋은 방법이 있다면요?
☞ 우선은 SNS의 이용시간을 정하는 것입니다. 특정시간에만 SNS를 이용하도록 하도록 정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아는 분은 업무 시간에는 SNS를 차단시켜 놓고 출퇴근시간이나 저녁시간에 사용합니다. 아니면 트위터 같은 경우는 트위터를 갱신하는 시간을 1시간이나 2시간으로 해놓으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SNS를 비롯한 모든 디지털 장비에서 떨어져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어떤 분은 ''아날로그 데이''라고 스스로 명명한 날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제가 가장 권유하는 방법은 사람을 자주 만나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람을 자주 대하면 여러 즐거움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SNS에 몰두하는 현상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