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릴(프랑스)의 경기에서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차고 경기장에 나가는 장면은 특별한 느낌을 주는 순간이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벌어진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은 후반 82분 긱스와 교체됐다.
12일 한국에서 이란전을 치른 것을 시작으로 영국으로 돌아온지 하루만에 선더랜드 전을 치른 것을 감안한 듯 이날 박지성은 선발 명단에서 빠졌고, 대신 긱스와 C. 호나우두가 먼저 투입됐다.
이날 경기에서 골포스트를 때리는 프리킥 등으로 건재함을 과시한 긱스는 이날 주장으로 출장했다.
그리고 긱스는 후반 박지성과 교체되면서 왼쪽 팔에 찬 주장 완장을 박지성에게 넘겼다.
고교를 졸업하고 프로팀에 가고 싶었지만 불러주는 팀이 없어 ''간신히'' 대학팀에 들어갔던 여드름 투성이 ''보통 축구 선수''가 세계 최고 명문 클럽 중 하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장 완장을 차는 순간이었다.
물론 긱스가 교체되면서 반 니스텔루이 등 실질적인 주장 노릇을 하는 선수에게 넘겨주는 것이 마땅하고, 남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교체 시간을 짧게 가져가려 했던 의도였겠지만, 초일류 멤버만을 자랑하는 맨유와 계약할 때까지도 이같은 장면은 사실상 상상만으로만 가능했던 만큼 이 장면을 ''최고''의 순간으로 꼽을만 했다.
그리고 박지성은 ''완장값''이라도 하는 듯 경기장에 나서자 마자 질풍같은 돌파력을 앞세워 10여분 동안 프리킥을 4개나 이끌어 내는 등 또 한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국내팬들에게 깊은 흐뭇함을 전했다.
노컷뉴스 홍석재기자 forchis@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