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누리''는 땅이 누렇다는 말이다. 그게 황토, 그래서 땅이 누렇다는 빨간색을 나타내니 새누리당의 색깔은 빨간색일 수밖에 없다." -윤상현 의원
새 당명 자체에 대한 지적과 절차 상 문제가 있다는 비판 속에 열린 7일 새누리당(옛 한나라당) 의원총회는 이처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뜻을 ''따르는'' 모양새로 마무리됐다. 120명의 소속 의원들은 당명은 물론 빨간색과 흰색의 상징색, 새 심벌과 로고도 별다른 논란 없이 통과시켰다.
이같은 결론은 의총 초반부터 예견됐다.
모두 발언에 나선 박 위원장은 지난 달 30일 의총에서 당명 개정 절차를 설명했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당시) 보고 드릴 때 의총을 거쳐 논의해보자는 의견이 있었다면 의총을 열였을 것"이라고 당명 개정 과정이 비민주적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어 "(새 당명으로) 어떤 이름을 내놓더라도 어색하고 쑥스럽다. 쓰다보면 점점 정도 들고 친근해지는 것이 아닌가"라며 ''새누리당''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당명 개정 작업을 총괄했던 조동원 본부장이 상당 시간 새 당명·심벌·로고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박 위원장의 ''기선제압''에 의총 소집을 요구했던 친박계 핵심인 유승민 의원만이 꿋꿋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새 당명이 가치와 정체성을 담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종교적 냄새도 나고, 풍자와 패러디의 대상이 되면서 비장하고 엄숙한 변화의 시도까지 어렵게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선 후 대선 전에 보수연합 가능성이 있는데 그 때 당명을 바꿀 기회가 있다"고 구체적인 당명 개정 시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뒤를 이은 10명의 의원들은 당명 개정 절차를 일부 지적하긴 했지만 대부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진보진영의 전통적 상징인 붉은 색깔을 보수정당의 로고로 쓰는 부분을 놓고는 갑론을박을 벌였다.
진성호 의원은 "크림슨레드는 서양에서 귀족적 색깔이다. 우리 당이 서민을 대변하면서 귀족색을 사용하면 비판을 받는다"고 했고, 손범규 의원은 "색깔이 진보신당과 구별이 안 된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전여옥 의원은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나라에서 빨간색은 6.25 전쟁을 겪은 사람들에게는 공포"라고 말했다. 반면 이종혁·윤상현 의원은 "변화를 담고 있다"며 수용했다.
새 당명과 로고는 오는 9일 상임전국위원회와 13일 전국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