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얼음 밑에 거대한 담수호..생명체 존재 가능성

남극 얼음 2마일(약 3.2㎞) 밑에 있는 거대한 담수호가 며칠 안에 러시아 연구자들에 의해 2천만년 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어 세계 과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보스토크 호수에서 미지의 생명체를 발견하고 수천만년 전의 기후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지구 나아가 외계까지 이해하는 새로운 장을 열 획기적 연구라는 것이다.

연구팀과 연락하는 호수 전문가 존 프리스쿠 미국 몬태나주립대 교수는 5일(현지시간) 영국 선데이타임스 인터넷판에서 "과학에 중대한 순간"이자 "잃어버린 세계의 탐험"이라고 말했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호수에서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할 가능성이 크다고 믿는데 이미 시추공을 통해 얼음에서 미생물이 발견됐다. 지구 밖에도 생명체가 있을 수 있다는 가설의 설득력을 높이는 대목이다. 목성과 토성의 위성도 보스토크 호수처럼 얼음으로 덮여 있고 안에는 물이 있다.

생명체라고 해도 미생물과 벌레, 선충 정도가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올 연말 남극의 또 다른 빙하 밑 호수를 탐사할 계획인 영국남극연구소의 데이비드 블레이크는 극한의 추위에서 생명체가 성장하려면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레이크는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이라 무엇을 발견할지는 알 수 없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발레리 루킨 러시아 연구팀장은 이번 탐사를 "외계 행성 탐험"에 비유한 바 있다.

프리스쿠 교수는 러시아 과학자들이 ''시간 싸움''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에 따르면 이들은 현재 영하 66℃에 이르는 추위와 싸우고 있는데 곧 겨울이 되면 -90℃ 가까이 떨어질 예정이라 오는 7일(현지시간)까지 기지에서 철수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3교대로 하루 24시간 시추 작업을 하고 있는데 호수까지 불과 10m 정도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호수에 근접했지만, 겨울이 시작되면서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러시아 과학자들이 연구를 한 지는 50년 가까이 됐으며 굴착 작업을 한 지는 20년이 지났다.

한편 이번 탐사로 호수가 오염될 가능성 등 위험요소도 제기된다.

얼음 속 세계가 인간과 접촉할 때 박테리아와 시추 과정에서 나온 물질로 오염될 수 있어 러시아 과학자들은 기계를 호수에 닿지 않게 하고 물을 빨아들여 시추공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고 데일리메일은 보도했다.

또 호수 속의 산소와 질소가 폭발할 위험도 있어 적은 양의 공기만 빠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러시아 과학자들이 시추공이 얼지 않도록 등유 같은 부동액을 지나치게 사용했다고 비판받는 가운데 일부 환경단체는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보전하려면 남극 밑에서 과학 연구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 핵의 열기 때문에 빙하 밑에는 300개 넘는 호수가 있는데 과학자들은 이들 호수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강으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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