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말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가 ''봇물 터지듯'' 나오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친형까지 비위에 연루됐다는 직접적인 진술이 나오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학인 이사장을 협박해 10억원대 식당 건물을 받아낸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공갈)로 구속기소된 한예진 전 경리직원 최모(37·여)씨는 최근 검찰에서 "김 이사장의 지시로 2억원을 이상득 의원실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최씨는 2002년 무렵부터 한예진에서 경리업무를 담당하면서 모친인 김 모씨와 함께 이사장의 수백억 원대 횡령과 탈세 사실을 소상히 알고 있는 것은 물론 관련 자료를 보관해온 인물이다.
검찰은 최씨로부터 "2007년 11월 김 이사장의 지시로 한예진 차명계좌에서 2억원을 인출해 다른 직원과 함께 이를 이상득 의원실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1만원권으로 2억 원을 박스 두 개에 담아 주차장에 대기 중이던 이상득 의원 측 승용차 트렁크에 실어줬다"며 "당시 돈을 받으러 온 이 의원 측 사람은 다소 젊은 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상당히 구체적인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진술에 따르면 당시 돈이 든 박스 2개를 김 이사장과 그의 동생이 하나씩 들고 옮겼으며,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하던 다른 직원이 이를 차량에 실었다.
검찰은 진술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최씨와 김 이사장의 대질 조사를 실시했으나, 김 이사장은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최씨 진술을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자 검찰은 당시 엘리베이터 앞에서 대기했다던 한예진 직원과 승용차로 돈을 받아갔다던 이 의원 측 인사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주력해왔다.
또 이 의원에게 2억원을 건넨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김 이사장을 거의 매일 소환해 추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돈은 공천헌금의 일부인 것으로 진술됐다.
최씨는 "김 이사장이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을 받는 것을 조건으로 이상득 의원에게 20억원을 주기로 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이사장은 2007년 한나라당 부설 정치대학원 과정을 수료했으며, 그보다 앞선 2004년 17대 총선 때는 청주 흥덕갑에 출마했다가 낮은 인지도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최씨는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던 자신의 결심공판에서 "10년 넘게 김 이사장과 친분을 쌓으며 사업 조언을 한 어머니가 김 이사장의 비례대표 출마 시도에 대해 크게 나무란 적이 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검찰은 최씨의 이상득 의원에 대한 공천헌금 관련 진술에서 내용과 시점이 구체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한예진 관련 계좌를 계속 추적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누구나 알다시피 김 이사장의 수사는 여당 실세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상득 의원실 관계자는 CBS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도대체 그런 말이 어디서 나온 것이냐"며 "내가 아는 한 그런 일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