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사퇴를 발표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방통대군"으로 불리며 방송통신계의 대통령으로 군림해온 대통령의 측근중의 측근이다.
최 위원장이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잘못된 일이 없지만 지쳐서 그만둔다"고 밝혔지만 최 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정용욱 전 보좌역의 금품수수의혹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청와대 내부에서도 사퇴가 불가피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이미 흘러 나온터 였다.
최 위원장은 설 연휴 직후인 지난 25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사의를 표명했고 이 대통령이 만류하기는 했지만 몹시 아쉽다면서 받아들였다고 최금락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최 시중 위원장이 정용욱 전 보좌역의 비리의혹 때문에 그만두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사퇴기자회견을 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논란이 식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국회의장에 대한 직접적인 압수수색이라고 할 정도로 의장비서실까지 압수수색을 강행했다.
측근 보좌관들이 줄줄이 검찰에 소환되면서 박 의장 자신도 검찰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고 여당내에서도 사퇴 이야기가 들리는 상황이다.
이 명박 대통령의 친형으로 ''상왕'' 또는 ''영일대군''으로 불리던 이상득 의원은 보좌관 박배수씨가 구속되면서 이미 치명상을 입었다.
계좌추적과정에서 뭉칫돈이 발견됐고 내곡동 사저문제와 관련해서도 의혹이 제기되는 등 ''권력의 핵심''에서 ''의혹의 핵심''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오는 4월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아예 정계를 은퇴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2인자로 불리우며 국민권익위원장과 특임장관을 지낸 이재오 의원은 아직 구체적인 비리 의혹이 제기되지는 않고 있지만 한나라당이 박근혜 비상대책위 체제로 재편되면서 막강했던 위상은 추락하고 있다.
또 오랜 자신의 심복인 안병용 서울 은평갑 당협위원장이 지난 16일 당대표 경선과정에서 돈봉투를 돌리도록 한 혐의로 구속돼 날개가 꺽인 상태다.
6인회 멤버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특보였던 김덕룡 민족화해협력 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만 아직은 온전한 상태지만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부인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으면서 18대 총선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했다.
이렇게 대선과정에서 이대통령의 선거캠프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집권이후에도 현정부 최고의 실세로 불렸던 6인회 멤버들이 하나둘씩 밀려나면서 대통령의 임기말 레임덕이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양승함 교수는 "대통령의 레임덕이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하며 최시중 위원장의 사퇴로 속도가 더 빨라질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때 친이계로 분류됐던 무소속 정태근 의원은 "정두언 의원이나 저 처럼 견제할 사람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견제세력을 밀어낸 것이 비리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손호철 교수는 "역대 정권이 항상 그러하듯 총선과 대선에서 청와대와 차별화 할 수 밖에 없는 한나라당 때문에 레임덕이 날 수 밖에 없는데 최근에는 측근들이 줄줄이 비리에 연루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최근 상황을 보면 김영삼 정권 말기 이른바 김현철 게이트로 1년 정도 레임덕을 겪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