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여성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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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전 총리가 민주통합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것은 ''여성시대'' 개막이란 점에서 정치사적으로도 획기적인 일로 기록된다.

그동안 ''얼굴마담'' 내지 ''들러리''로 여겨졌던 여성 정치인이 스스로의 힘으로 여야 주요 정당의 대표나 중요한 포스트에 포진하며 여의도 정치의 핵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한명숙 신임대표는 15일 치러진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대회''에서 득표율 24.9%를 얻어 2위 문성근 후보를 8% 가까이 따돌리며 당당히 당대표로 선출됐다. 모바일과 현장투표, 대의원투표에서 골고루 1위를 차지해 대세론에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다.

야권 진영에서 여성이 단독으로 당대표에 선출된 것은 1965년 통합야당 민중당의 당수가 됐던 고(故)박순천 여사 이래 처음이다. 포용력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한대표는 현정부 들어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철의 여인''으로 담금질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당선소감에서 "2012년은 구시대와 새시대를 가르는 역사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정권교체를 통해 국민이 이기는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박영선 최고위원의 지도부 입성도 의미가 크다. 그는 상임위 활동 등을 통해 정책분야에서 탄탄한 실력을 인정받았고,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선 당내 경선에서도 승리해 정치적인 입지를 굳혀왔다. 이번 전당대회에선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시민선거인단의 지지표를 상당수 흡수해 문성근 후보와 박빙의 접전끝에 3위를 차지했다.

한나라당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체제가 지난달 이미 출범했다. ''원칙을 중시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를 가진 박 비대위원장은 현실정치에 참여하고 있는 여야 정치인 가운데 현재 상황에서 차기 대권에 가장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3명의 공동대표 가운데 이정희, 심상정 등 2명의 여성정치인이 공동대표에 포진해 있다. 이번 18대 국회는 여성의원의 비율이 13.7%로 역대 국회 중에서 가장 높다. 나아가 여야 모두 차기 총선 공천에서 여성 신인에게 15~20%의 가산점을 줄 방침이어서 ''여성시대'' 현상의 확대는 되돌릴 수 없는 대세로 굳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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