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단체 "KBS수신료와 미디어렙법 연계는 꼼수다"

"날치기 술책에다가 꼼수일 뿐, 책임있는 자세 아냐" 성토

1
한나라당이 미디어렙법 처리를 KBS 수신료 인상안에 연계시키려는데 대해 언론 시민단체들은 9일 기자회견을 잇따라 열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MBC와 KBS가 최근 미디어렙법 등과 관련해 자사 이기주의적 보도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미디어행동, 조중동방송퇴출무한행동 등 언론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 도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렙법의 국회 본회의 처리를 KBS 수신료 인상안과 연계시키려는 한나라당의 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한나라당이 미디어렙법과 KBS 수신료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성명까지 발표했지만, 2월 예정된 임시국회 때 KBS 수신료를 처리하자고 소위를 구성한 것은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꾼 것"이며 "이는 날치기 술책에다가 꼼수일 뿐,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필요한 미디어렙법을 인질로 삼아 수신료에 대한 야당의 동의나 묵인을 끌어내려 한다"며 "국민적 저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언론연대 전규창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99%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는데 수신료를 인상하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한나라당의 KBS 수신료 연계는 물귀신 작전이나 끼워 팔기 술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성주 언론인권센터 상임이사는 "정치권이 언론과 결탁해서 언론의 입맛에 맞는 정책을 만들어서 그들에 의해 움직이면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2
MBC와 KBS의 최근 보도 행태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여성민우회미디어운동본부와 매체비평 우리 스스로, 참교육학부모회 등 미디어비평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서울 여의도 MBC본부 앞에 모여 MBC의 최근 보도행태를 규탄했다.

''매체비평 우리 스스로''의 노영란 사무국장은 기자회견에서 "MBC가 달라졌다. 피디수첩이 광우병을 보도할 때 중심에 시청자의 이해가 있었지만 지금 MBC의 한 축에는 자사의 이해관계만이 있다. 해악을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방송이 굉장히 중요한 길 위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종편이 나와 시청자 권익이 끝없이 추락할 수 있는데 MBC가 할 것이 이것 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디어비평 시민단체들은 최근 MBC가 민주통합당 대표경선 토론회를 중계하지 않은 이유와 미디어렙법과 관련해 편중된 보도태도에 대해 공개질의를 했다.

또 이날 오후 서울 KBS본부 앞에서는 수신료 인상 반대를 이끌어온 시민단체들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KBS측의 수신료 인상 관련 움직임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KBS 수신료 인상반대 100일 행동'' 모임은 기자회견에서 "KBS 수신료 반대를 위해 명동에서 거리 서명을 받아왔다"며 "네티즌 6만 명이 수신료 인상 반대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KBS는 도청 의혹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공정성과 공영성을 복원하기 위한 구체적인 노력을 보여 달라"면서 "더 이상 수신료와 미디어렙 법을 연계해 18대 국회에서 수신료를 날치기하려는 기도를 포기하고 그 이후에 수신료 인상은 자연스럽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언론노조와 전국미디어운동네트워크, 불교언론대책위원회, 언론인권센터,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 등 언론 시민단체들은 이날 저녁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도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미디어렙법 연내입법을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