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 ''외부 음식물 반입 허용'' 3년째 ''쉬쉬''

대형 상영관 ''꼼수'' …현장에는 안내문구 全無… 대다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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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에 외부 음식물을 들고 입장할 수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있다''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안전이나 소음, 냄새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종류만 아니면 외부 음식물을 들고 입장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관에 외부 음식물을 갖고 들어가는 이들은 거의 없다.


3년여 전부터 외부 음식물을 상영관까지 반입할 수 있게 됐으나 정작 이를 아는 사람이 드물고, 극장 측이 음식물 반입 허용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화관들이 이익을 많이 남기는 고정 수입원인 매점 매출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이 같은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은 ''상술''이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화관의 매점 장사를 위해 소비자만 ''봉'' 취급을 당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문화일보가 온라인 시장 조사기관인 SK마케팅앤컴퍼니 틸리언패널과 공동으로 지난해 12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 동안 20세 이상의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오차범위 ±4.38%포인트)를 한 결과, 상영관의 외부 음식물 반입 허용 사실을 알고 있는 국민은 10명 중 7명에 불과했다.

실제로 반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는 응답자 수는 26.4%에 불과했다. 69.0%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으며, 4.6%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게다가 50대 이상은 10명 중 10명 모두가 음식물 반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영화관들이 외부 음식물 반입을 허용한 것은 200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를 받으면서부터 시작됐지만 소비자들인 국민 대다수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

문화일보가 3대 영화관인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의 상영관 현장을 3일 오후 조사한 결과, 외부 음식물 반입이 허용된다는 정보를 안내하는 게시물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12월26일 기자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영화관 취재에 동행한 직장인 주용현(28)씨는 외부에서 사온 커피와 빵 등을 손에 들고 상영관으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전혀 제지를 받지 않자 놀라는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주씨는 "외부 음식은 전혀 반입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영화관에 가끔 올 때마다 음료수나 군것질거리를 가방에 숨겨 들어가려고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모른다"고 털어놨다.

영화관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보통 매점 매출이 영화관 전체 매출의 15%를 차지하며, 영업이익 기여도는 그 이상"이라며 "여기에 외부 음식물 반입 허용도 공정위의 시정조치가 아닌 권고사항을 따르는 것이어서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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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음식물의 반입 허용 사실을 모르는 이에게는 군것질거리를 구입할 유일한 장소인 영화관 매점의 판매가를 둘러싼 ''가격 거품 논란''마저 끊이지 않고 있다. 문화일보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9명 이상(96.2%)은 ''매점 판매가격이 비싸다''고 응답했다. ''적당하다''는 3.2%, ''저렴하다''는 응답자는 0.2%에 불과했다. 또 ''비싸다''고 답한 국민 중 50.1%는 가격 거품 수준을 ''10~30% 사이'', 37.4%는 ''30~50% 사이'', 7.9%는 ''50~70% 사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영화관 만족도 조사에서도 매점 가격이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 수는 32.8%에 불과했다.

같은 날 서울 시내의 한 영화관에서 만난 이미화(여·28)씨는 매점 가격에 대한 불만을 쏟아 냈다. 이씨는 "시중에서 1100원이면 살 수 있는 하늘보리 음료나 600원이면 구입할 수 있는 생수 가격이 이곳에 오면 시중가의 두배 안팎인 2000원과 1500원으로 각각 뛴다"며 "진작 외부 음료를 반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밖에서 사 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관 매점의 경우 대형마트에서 1000원에 살 수 있는 팝콘을 4000~4500원에 팔고 있었고, 핫도그 역시 시중가의 두배가 넘는 3500원을 받고 있었다.

이에 대해 영화관 관계자들은 "영화표만 팔면 적자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끊임없이 시설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매점 판매가격을 낮추면 영화표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관람객들은 영화관들은 영업이익률이 15% 안팎에 달하는 고수익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자신을 영화광이라고 소개한 박영훈(38·회사원)씨는 "몇 년 새 영화 한 편에 8000원(성인 기준) 수준으로 죄다 표값을 올린 데다, 추가 시설투자가 따르는 3차원(D) 영화 한 편 보는 관람비용은 1만3000원에 이르는데, 적자 구조를 메우기 위해 매점 판매가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은 전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 단체들은 "관람객들로 하여금 외부 음식도 안전성 등의 가이드라인에만 부합하면 들고 입장할 수 있다는 안내문부터 게시해야 한다"며 "지금처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면 결국 매점 이익 극대화를 위해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일보 이관범·노기섭기자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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