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지휘전담부 설치…경찰 압박용?

일선 지검·지청에 설치키로…경찰 반발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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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다음달부터 ''수사지휘전담부''를 설치하고 경찰 수사를 실질적으로 지휘하게 된다.

수사지휘전담부에는 법원의 영장전담판사와 같이 전담검사가 배치되며 경찰이 신청한 각종 영장의 적절성을 따져보고 재지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1일 대검찰청 등에 따르면 대검은 오는 2월부터 모든 일선 지검과 지청에 이와 같은 ''수사지휘전담부''를 설치할 방침을 세우고 현재 일선 지청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법무부와 대검은 일단 2월 평검사 인사 때 수사지휘전담부 인사를 할 예정이며 구체적인 운영방안까지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지휘전담부는 모든 지검과 차장검사가 있는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에 우선 설치되며, 부장검사를 중심으로 규모에 따라 1-5명의 검사들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전담부 검사들은 경찰이 신청한 압수수색 영장과 계좌추적 영장, 구속영장, 출국금지조치 등 강제수사 신청서류에 대해 법적 타당성을 꼼꼼히 따진 뒤 법원에 해당 영장을 청구하거나 재지휘를 하게 된다.

영장전담판사가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담부 검사들은 경찰이 신청한 각종 영장이 법적 구성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될 경우 ''보완''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일선 경찰이 영장을 신청하면 관할 검찰청의 당직검사나 형사부 검사들이 영장청구 여부를 검토했다.

그러나 수사지휘전담부가 설치되면 검찰이 경찰의 수사 개시부터 영장청구 등 강제수사 과정까지 샅샅히 따지게 돼 경찰의 반발이 예상된다.

검찰은 책임수사 강화와 인권보호 측면에서 전담부 설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 조정 힘겨루기에서 경찰은 검찰의 구두(口頭) 수사지휘를 서면(書面)으로 해줄 것을 공식요청했다.

또 검사의 수사지휘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사법경찰관이 검사에게 재지휘를 건의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두 가지 모두는 지난달 국무총리실의 검경수사권 조정안인 ''검사의 사법경찰 관리에 대한 수사지휘 및 사법경찰 관리의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안''에 포함됐다.

이번 수사지휘전담부 설치는 경찰의 재지휘 건의와 서면지휘 요구에 대해 검찰이 전담부를 설치해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돼 향후 경찰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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