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매 숨진 중학생, 급우로부터 20여 차례 상습 폭행 당해

가해 학생 소변 볼 때까지 못 가게 해
경찰, 시신 부검 및 철저 수사 통해 실체적 진실규명 나서

광주 북구 한 아파트 계단 난간에서 목을 매 숨진 중학생은 급우로부터 20여 차례에 걸쳐 상습적으로 폭행 등 학교 폭력에 시달려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광주 북부 경찰서는 1일, 중학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숨진 A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로 같은 학년 옆 반 학생인 B(14)군을 형사입건하고 C군과 D군도 보강수사 뒤 입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숨진 A군 29차례 폭행·갈취·협박 당해


B군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숨진 A군을 29차례에 걸쳐 폭행하고 1만여 원의 돈을 빼앗거나 담배를 요구하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B군은 주로 교실이나 복도에서 특별한 이유 없이 담배를 요구하며 숨진 A군을 폭행하고 학교 매점 등에서 돈이나 담배를 뺏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B군은 A군에게 학교 화장실에서 수업 종이 울려도 자신이 소변을 볼 때까지 못가게 하며 만약에 가면 "죽여버리겠다"라고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한, 컴퓨터 기록과 휴대전화 통화 내역 그리고 문자 메시지 등을 복원해 가해 학생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 타살 의심 관련, 아파트 CCTV 탑승자 가해 학생 아닌 것으로 확인

경찰은 특히, A군의 아버지가 B군 등의 타살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아파트 CCTV 분석결과 CCTV에 찍힌 탑승자 3명은 아파트 거주학생이나 방문학생으로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학생들은 아닌 것으로 확인했다.

경찰은 또한, 학교 측이 A군이 숨진 뒤 방학을 하루 앞당긴 것이 A군이 학교 폭력에 시달린 것을 은폐하기 위한 조기방학인지와 학생들을 회유하기 위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집중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 밖에 A군이 숨지기 전날인 지난달 28일 A군이 B군에게 인간 샌드백처럼 폭행당했다는 주장에 대해 당시 그 장면을 목격했다는 학생들을 상대로 확인했지만 이를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목숨을 끊은 동기에 대해 학교폭력 이외에 A군이 기말 시험이 끝난 뒤 성적이 발표된 날 결과가 좋지 않아 혼날 것 같다며 고민했고 1학기 때 성적 때문에 가출한 적도 있었다는 급우의 진술을 확보해 성적 문제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A군이 학교 폭력 피해로 인한 스트레스 및 이로 인한 학업 성적 저조, 그리고 그로 인한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 한데 따른 심리적 압박에 못 이겨 극단적 행위를 했는지 등 사망원인에 대해 심층적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아울러 타살 여부 등 가능성도 열어놓고 신속한 부검 시행과 철저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규명 및 학교 폭력 근절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 모 중학교 2학년 A(14)군은 지난달 29일 오전 9시 40분께 자신이 살던 아파트 17층 계단 난간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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