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당초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난 지난 22일과 23일 두차례에 걸쳐 출석을 통보했지만 정 전 의원은 모친 입원 등 신병 정리가 필요하다며 이날 오후 자진출석하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전달했다.
형집행을 위해 이날 오후 1시10분쯤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정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다음은 거짓이 구속될 것"이라고 말한 뒤 공판부로 향했다.
정 전 의원은 집행 절차를 거친 뒤 1시30분쯤 지하 주차장에 대기하던 차량에 탑승해 서울구치소로 향했다.
◈"판도라의 상자는 다시 열렸다"
정 전 의원은 검찰 출석 1시간 전인 이날 오후 12시쯤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지지자 1,000여명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이날 오전부터 모여든 ''나꼼수'' 지지자들은 빨간 목도리와 스웨터, 고깔 모자, 붉은 장미 등을 들고 구치소로 향하는 정 전 의원을 응원했다.
작별행사장에는 정세균, 원혜영, 정동영, 박영선, 김현미, 정청래, 천정배, 노회찬 의원 등 야권 인사들과 함께 이재화 변호인 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의 구치소 수감을 위로하기 위해 찾아온 지지자들에게 "(BBK 주가조작 사건) 판도라의 상자는 다시 열렸다"며 "진실을 밝히는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또 "저는 지금 구속되고 진실은 잠시 갇히지만 곧 밝혀질 것이기 때문에 기쁘게 구치소로 향하겠다"며 "걱정 안하셔도 된다"고 덧붙였다.
''잘 다녀오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연단에서 내려와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향하는 정 전 의원을 보고 일부 여성 지지자들은 눈물을 흘렸다.
지지자들은 "정봉주 파이팅" "쫄지마 정봉주" "정봉주는 달려야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27개월 여자아이를 엎고 온 김미숙(여.가명)씨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형 확정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아침에 유튜브에서 작별행사 소식을 전해듣고 마지막을 잠시라도 보기 위해 아이와 함께 달려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씨는 이어 "나꼼수 멤버들이 울지말라고 해서 울지 않았다"며 "정 전 의원이 조만간 사면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서울 봉천동에서 온 한성일(남.28)씨도 "인터넷 보고 작별행사에 나왔다"며 "1년 3개월 뒤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한번 두고보겠다"고 말했다.
한씨는 또 "형 확정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나꼼수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듣겠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대표 김경준 씨와 결별했다는 주장은 거짓이다", "BBK는 이명박 후보가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고 폭로했지만 검찰수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 이후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됐다.
앞서 1, 2심 재판부는 "정 전 의원이 ''틀림없다''는 식의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해 유권자의 공정한 판단을 해쳤다"며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판단,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정 전 의원은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지역구인 서울 노원갑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그러나 상고심에서 실형이 확정되면서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박탈돼 총선 출마도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