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묘한 구석은 있었다. 우선 당초 둘 다 대표직을 맡으려는 계획은 없었지만 어찌어찌하다가 비슷한 시기에 여야의 사령탑에 오른 것부터가 닮았다.
박 비대위원장은 ''선관위 DDoS 공격''이라는 한나라당 최대 악재 속에서 당의 쇄신을 임무로 부여받고 대표에 추대됐다.
원 공동대표는 손학규 대표의 대표직 사퇴로 다음달 15일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전까지 임시로 대표직을 맡게됐다.
원 대표가 51년생, 박 비대위원장이 52년생이지만 2월생인 박 전 대표가 학교를 일찍 들어가면서 고등학교 졸업시기와 대학 학번은 같다.
원혜영 대표는 서울대 재학시절 교양학부 학생회장 등을 지냈으나 박정희 대통령의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 3번이나 제적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75년~76년에는 독재 반대 운동을 하다 2번이나 옥살이를 경험했다.
이 시기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숨진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 레이디'' 대리(74년~79년)를 하고 있었다.
세종시 논란이 한창 불거졌을 때 박근혜 의원은 원혜영 의원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한 일도 있었다.
당시는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을 추진하면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대립하고 있을 때였다.
대정부 질문이 끝나고 박 전 대표는 원혜영 의원에게 다가가 "말씀 잘 들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후 평생 볼 일이 없을 줄 알았던 둘은 ''김정일 사망''이라는 초대형 이슈 앞에서 여야 대표의 직함을 갖고 또다시 만났다.
원 대표가 ''국회 조문단''과 관련한 의견을 나누기 위해 21일 박 비대위원장을 예방하는 형식이었다. 웃으면서 시작한 면담은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데 그치고 말았다.
"국회차원에서 여야가 함께 참여하는 조문단 구성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원 대표가 운을 뗐으나 박 대표는 "이런 문제는 정부의 기본방침과 다르게 가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분명한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박, 원 두 대표는 22일 나란히 청와대로 향한다. 여야 대표에게 ''김정일 사망'' 관련, 긴급회동을 요청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