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9일 북한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 사실을 발표한 이후 2시간만인 오후 2시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한미 양국이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이어 2시 50분에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한일 양국 정상은 양국 간에 긴밀히 정보를 교환하며 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5시 반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문제는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과는 전화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지 사흘이 지났고 북한이 사망사실을 발표한 지 하루가 지난 20일 오전까지 이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를 이뤄지지 않았다.
20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한반도 주변국가와 공동대응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하는데 가장 중요한 중국과는 소통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어제부터 통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변했다.
구 의원은 특히 "아직까지 양국 외교장관간 전화통화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한중 외교에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질책했다.
김 장관은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과의 통화는 곧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이날 오전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정부와 중국의 불통을 심각한 외교문제로 규정했다.
회의를 주재한 이해찬 위원장과 참여정부시절 외교부장관을 지낸 송민순 의원은 "정부와 중국간에 통화가 안됐다는데 정부간 대화가 단절된 예는 없었다"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북한에서 중대한 사태가 발생한지 하루가 지나도록 한중 정상은 물론 외교장관간 전화통화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중외교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