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재덕은 부드러운 미소와 미더워 보이는 선한 얼굴 탓인지 악역과 어울리지 않는 징크스(?)를 가졌다.
1982년 영화로 데뷔했으니 벌써 20년도 넘는 연기경력을 가지고 있는 선우재덕은 청춘스타를 지나 이제는 번듯한 대기업 사장이나 의사, 재벌 2세 역할에 단골로 등장해왔다.
본인도 귀공자 풍의 멋있는 역할을 주로 해왔다는 점에서 그렇게 불만스럽지는 않지만 연기경력이 쌓이면서 정형화된 역할보다는 뭔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각인시켜주고 싶은 욕구도 갖고 있다.
통상 연기자가 한번 강한 이미지를 갖게 되면 이후 작품에서도 항상 흥행된 전작의 이미지와 유사한 캐릭터 제의가 쏟아지곤 한다. 배우입장에서는 이런 순간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색다른 도전과 모험을 감행하기도 했다.
선우재덕은 ''그린로즈''에서는 악역도 마다하지 않았고 ''사랑찬가''에서는 순박한 노총각 역할도 해봤다. ''아내의 반란''에서는 천하의 바람둥이로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1년에 한편 꼴로 아침 드라마 출연
그런 그가 다시 SBS 아침드라마 ''들꽃''(정지우 극본, 조남국 연출)으로 돌아왔다. ''빙점'' ''색소폰과 찹쌀떡'' ''골목안 사람들''''하얀 민들레'' ''일월'' 등 열거하기도 힘들 만큼 아침 드라마에 많이 출연했다. 20년넘는 연기자 생활동안에 무려 15편이나 되는 아침 일일극에 출연한 선우재덕은 이번에는 불륜이라는 아침드라마 단골 소재가 싹 가신 무공해 드라마라는 얘기에 선뜻 응했다.
"마지막 아침 드라마가 지난해 MBC ''빙점''이었는데 난 아침 드라마랑 참 인연이 많은가 보다"고 웃는다. "이번에는 확실히 달라요. 불륜과 치정으로 얽힌 아침극의 기존 패턴과는 달리 밝고 건강한 희망이 담긴 인생역정 드라마에요. 하루는 제 아이가 그러더군요. 왜이렇게 못되게 나오냐구요'' 그게 제마음을 움직였던거 같아요." 여섯살 아들의 말이 선우재덕을 움직였다. 결국 다신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선량한 캐릭터로 회귀했다.
선우재덕은 ''들꽃''에서 소박한 성품을 가진 패션업체 사장으로 아내의 과거를 알고 방황하던 중 교통사고로 기억상실증에 걸려 순정(이아현 분)과 함께 살게되는 정현준 역을 맡았다.

9년전 역시 아침극 ''하얀 민들레''에서 이아현과 호흡을 맞춰본 경험때문에 상대배우가 낮설지 않고 금세 친해진데다 둘다 연기경력이 만만치 않아서 시청자들에게 안정감을 줄수 있을 것 같다고.
극중 노숙자 생활을 거쳐야 하기때문에 얼굴도 거무튀튀 해지고 3일을 잠을 안자서 입가가 짓물었다. "그래도 시청자들이 한결같은 애정을 보내주시니 그에 보답하려면 늘 긴장해야 할 것 같다"면서 다시 대본을 손에 쥐었다. 억척 또순이 이순정을 중심으로 두남자의 사랑과 성공을 그릴 ''들꽃''은 10일 방송된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남궁성우 기자socio9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