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는 15일 서울발 인터넷판 기사에서 "새로 당선된 안경 쓴 시민운동가 출신의박원순 서울 시장 때문에 한국의 여야 정당들이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정치 경험 없이 정당에 입당도 하지 않은 채 당선됐다고 소개했다.
그의 당선은 내년도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한국 정치에서 상전벽해가 일어난 것이라고 BBC는 의미를 부여했다.
이 방송은 "박 시장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비판을 감추고 있을 사람이 아니다"면서 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한국인들은 보수, 진보를 떠나 기존 정치에 신물이 났다고 여기고 있으며 박 시장의 당선은 바로 완전히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대중들의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이 방송은 풀이했다.
BBC는 박 시장의 선거자금 대부분은 소액의 온라인 후원금으로 충당됐으며, 20~30대가 가장 큰 지지층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이어 박 시장 뿐만 아니라 그를 지원하는 안철수 교수도 정계의 주목을 받는 새로운 얼굴이라면서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그가 내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에서 20년 이상 활동해온 분석가 마이클 브린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유권자들이 정치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유권자들은 완벽한 아웃사이더를 갈망하지만 일단 그들이 권력을 잡으면 실망하게 되고 박 시장은 결국 이러한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린은 이어 유권자들이 한국의 지도자들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같은 강력한 리더십을 지녀야 한다는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에서 박 전 대통령은 무엇이든 원하는대로 할 수 있는 독재자였고 18년간 집권하면서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줬다"면서 "그러나 이제 민주화가 이뤄진 선진국 한국에서 과연 누가 5년간 집권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같은 성과를 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BBC는 유권자의 50%는 사회 운동가들에 대해 정치에서 심판으로 남아있어야 하고 정치 주자가 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이러한 점이 기성 정치인들에게 희미한 희망을 주고 있다고 끝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