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산림과학원 난대림연구소 권진오 박사팀은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서귀포시 제주시험림 지역에서 노루의 개체수와 생태를 조사했다.
권 박사는 이 과정에서 노루가 나무에 뿔을 마구 긁어 대는 특이한 현상을 발견했다. 주로 뿔이 자라 각질같은 것을 벗겨 내거나 영역을 표시할 때 노루가 자주하는 행동이다.
노루가 주로 애용하는 나무는 평균 높이가 124cm이고 직경이 평균 1.5cm 정도인 어린 나무들이다.
노루가 뿔을 비비는 나무의 종류는 주로 굴거리 나무와 삼나무, 비목, 누리장 나무, 산초나무 등 25종으로 확인됐다.
노루뿔로 인한 피해목이 증가하고 전체적으로 산림의 종 구성이 달라져 산림환경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권 박사는 "시험림 지역의 희귀식물인 황칠나무와 붉가시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펜스나 필름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멸종위기까지 갔던 노루는 1990년대부터 대대적인 보호활동으로 개체수가 크게 늘어 지난 2009년 조사에서는 제주도 전체면적의 61%인 11만2천여 ㏊에 12,80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노루의 증가는 농작물에도 큰 피해를 줘 올들어 지난달까지 고구마 등에 2억 5천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