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꾹질도 심하면 병이다

[하수영박사 의학칼럼]

올해 65세의 최 사장에게는 몇 십년간 앓아온 지병이 하나 있다. 바로 딸꾹질! 보통사람처럼 한두 시간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번 시작하면 5일은 기본이니 그 고통과 민망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해 본 사람은 딸꾹질의 괴로움을 안다. 본인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딸꾹질을 가라앉히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느라 밤을 꼬박 새우기 일쑤다.

몇 년 전부터 딸꾹질 약을 몇 십 첩씩 지어다놓고 급할 때마다 복용해왔는데, 이번에는 깜박했던 모양이다. 밤 12시에 전화를 해서는 "선생님, 제발 딸꾹질 좀 그치게 도와주세요!"라며 하소연을 한다. 시간이 늦었지만 왕진을 하여 침 치료를 하고 나니 딸꾹질 횟수가 반 정도로 준다. 내일 급히 약을 준비해주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딸꾹질! 그 정체와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대처법에 대해 알아보자.

딸꾹질은 호흡에 관여하는 가슴벽의 근육과 가슴과 배 사이를 나누는 막처럼 생긴 근육인 횡격막의 수축에 의해 발생한다. 횡격막이 갑자기 수축이 되면 성대로 들어오는 공기가 차단되면서 "딸꾹 딸꾹"소리가 나게 되는 것이다.


딸꾹질은 보통 1분에 4회에서 60회까지 다양한 빈도로 하게 되는데, 가장 흔한 것이 6회에서 12회 정도이다. 일반적으로는 몇 분에서 몇 시간 안에 멎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한 달 이상 하기도 한다. 한 달 이상 지속되는 딸꾹질을 난치성 딸꾹질이라고 하는데, 기네스북에 의하면 딸꾹질을 가장 오래한 사람은 미국인 찰스 오스본(1894~1991)이라고 한다. 이 양반은 1922년에 처음 딸꾹질을 하기 시작하여 1990년 2월에야 딸꾹질이 멎었는데 그동안 1.5초에 한번 꼴로 딸꾹질을 했다고 한다. 이런 경우를 보면 딸꾹질도 중병이라 하겠다.

가벼운 딸꾹질의 경우 지나친 긴장, 급하게 음식을 먹는 경우, 담배나 술, 갑작스러운 온도변화 등이 원인이라고 본다. 심한 딸꾹질의 경우는 다른 질환을 의심해봐야 하는데, 뇌에 병이 생기거나 중독물질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외에도 위장병, 늑막염, 신경염, 폐렴, 알코올중독, 간염 등이 횡격막을 조절하는 신경기능을 손상시켜 딸꾹질을 유발하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딸꾹질을 "해역(咳逆)" 또는 "흘역(吃逆)"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원인을 위한(胃寒)과 위열(胃熱)로 분류하고 원인에 따라 다양한 한약과 침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사실 가벼운 딸꾹질이야 아래에 소개할 민간요법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되지만 심하고 반복적인 딸꾹질은 질병이므로 의사의 진찰을 통해 치료를 받아야한다.

딸꾹질 치료법 중 널리 알려진 것에는 뒤에서 크게 놀라게 하는 법과 설탕 한 티스푼을 먹는 법, 물을 단숨에 삼키지 않고 여러 번 나누어 마시는 법, 숨을 가능한 오래 참는 법, 혀를 양손으로 잡아당기는 법 등이 있다. 이런 방법만 써도 약 80%정도는 효과를 볼 것이다. 이렇게 해도 잘 멎지 않는 분들은 다음의 방법을 사용해 보기를 권한다.

▣딸꾹질에 좋은 약차

* 꿀생강즙-생강 200g, 꿀 100ml를 준비하고, 생강은 깨끗이 씻어 껍질을 벗긴 다음 즙을 낸다. 생강즙 한 큰술에 꿀을 잘 섞어서 먹는다. 무를 갈아 즙을 내어 꿀과 적당히 섞어 먹어도 효과가 있으며, 효과가 없을 때는 반복해서 시행한다.

* 감꼭지차-감꼭지와 감껍질에는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성분이 들어있어 심한 딸꾹질에 효과가 좋다. 물 한 대접에 감꼭지 3개, 감껍질을 약간 넣고 은근한 불에서 물이 절반으로 줄때까지 끊인 후 마시면 된다.

* 귤피탕-귤피란 말린 귤껍질을 말한다. 귤껍질은 특히 위장장애로 인한 딸꾹질에 잘 듣는 편이다. 말린 귤껍질 한 줌, 대추, 생강, 감초를 약간씩 준비하여 물 1리터에 넣고 약한 불에서 30분 정도 달인다. 이를 딸꾹질이 날 때마다 찻잔으로 반 잔 정도 먹으면 효과가 좋다.

* 마늘-마늘은 소화작용, 건위작용이 있어 음식을 잘못 먹어 생긴 딸꾹질에 효과가 좋다. 하루에 10~20g을 생것으로 먹거나, 달이거나 익혀서 먹으면 된다. 또, 마늘 한쪽을 입에 넣고 씹다가 딸꾹질 소리가 나려고 할 때 삼켜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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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영박사는 대구한의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라임한의원''원장, 대전대학교 한의학과 신경정신과교실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며 동의뇌과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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