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왜 강용석은 안철수를 난타할까?

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성희롱 사건으로 항소심에서도 당선무효형이 선고된 무소속 강용석 의원이 최근 안철수 교수와 관련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야권단일 후보인 박원순 후보를 겨냥해 폭로를 이어갔던 강 의원이 야권의 유력한 대권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안철수 원장을 직접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박원순 저격수에 이어 안철수 저격수''라는 별칭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11일) Why뉴스에서는 ''왜 강용석은 안철수를 난타할까?''라는 주제로 그 속사정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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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의원이 안철수 교수 저격수로 나선 거냐?

= 외형적으로 그렇게 보인다. 강용석 의원이 안철수 교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지난달 24일이 처음이다.

이 날은 안 교수가 박원순 야권단일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나선 날이기도 하다.

당시 강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안철수 교수가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전 직원에게다 나눠줬다고 ''무릎팍도사''에 출연해서 얘기했는데 관련 자료들을 검토한 결과 2000년 10월 발행 주식 526만 주 가운데 1.5%인 8만 주만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 8일과 9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에서 안철수 교수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지식경제위에서 ''소프트웨어.컴퓨팅산업 원천기술개발''에 배정된 정부 예산 1,427억원 가운데 14억원을 삭감했는데, 삭감안이 의결되자 강 의원이 "안철수연구소 관련 예산 14억원을 삭감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안철수연구소에 이미 지원된 50억원을 엄격하게 심사해서 환수조치에 나서야 한다. 안철수연구소는 주가 조작을 일삼고 기술력도 형편없다. 정부 지원 없이는 1년도 버티기 어려운 좀비 기업이다"고 했다.

강 의원과 10일 오전에 통화했는데 새로운 사실이라며 "안철수연구소가 매년 1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지만 2008년과 2009년, 2010년 법인세를 내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얘기다. 그런데도 배당금 14억원을 타갔다"며 "왜 법인세를 안냈는지 파악해 보라"고 얘기했다.

▶강 의원이 안철수 교수에 대해 추가로 폭로할 예정이냐?

= 그럴 것 같다.

강용석 의원은 "아는 게 굉장히 많다"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한꺼번에 다 깔 수는 없다. 적절히 속도 조절하면서 공개할 거다. 기사거리가 된다고 확신하니까 급할 게 없다"라고 했다.

강 의원은 특히 "제가 아는 걸 다 공개하면 문국현(전 창조한국당 대표) 꼴 날거다"며 "조금씩 까겠다. 천천히 공개하는 게 효과가 더 있다"라고 말했다.

''폭로할 것이 얼마나 있느냐?''고 물으니 "어떻게 쪼개느냐에 따라 10개가 나올 수도 있고 서너 개가 더 나올 수도 있다"며 "드시기 좋게(보도하기 편하게) 잘 썰어서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특히 오는 15일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열릴 예정인데 그 자리에서 새로운 폭로를 하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이 왜 안철수 저격수를 자처하는 것이냐?

= 여러 가지 추측이나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강용석 의원에게 왜 안 교수를 공격하는 거냐?''라고 물었더니 "어떤 의도성이 있는 것이 아니다, 특별히 여론의 관심을 끌려고 한 것 없다"며 "아는 걸 알릴 따름이다. 평가는 국민의 몫이고 나는 사실을 알릴 따름이다"라고 답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IT하는 사람들에게 물어봐라 문제가 많다고 한다"면서 "안 교수가 초기에 바이러스 관련 책을 쓰긴 했지만 뒤에 나온 책들은 대필 받아썼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안 교수를 나쁜 사람이라고까지 얘기하지는 않지만 보통사람보다 탐욕스런 사람"이라며 "본인이 감동적으로 포장을 잘한 것이지 시대적 아이콘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용석 의원의 말을 종합해보면 ''안 교수가 훌륭한 사람이 아닌데도 지나치게 과포장 되어 있으니 자신이 나서서 있는 약점들을 찾아 공개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강 의원은 "자신이 국회의원이고 폭로가 얘기가 되니 언론이 보도를 하는 것"이라면서 "안 교수가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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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안 교수의 ''정치활동 참여를 막기 위한 폭로''라는 얘기냐?

= 강 의원의 말을 들어보면 그렇다.

정치를 하지 않으면 공격할 일이 없지만 정치를 할 거 같으면 적극적인 공세를 취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강 의원이 10일 성희롱 발언과 관련해 항소심에서도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 받았는데 내년 총선에 출마하는 거냐?

= 강 의원은 반드시 출마한다. 법원의 유죄 선고는 말이 안 되고 내년 총선에 마포을 지역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변수는 있다. 대법원에서 일반 형사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 받으면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총선 전에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고 변호사 자격도 정지된다.


강 의원은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강 의원의 안철수 교수 공격이 한나라당과 교감이 있는 거냐?

= 그 점이 궁금해서 물어봤다.

강 의원은 "아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들이 터트리지 왜 (나에게) 주겠나?"라고 반문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정보를 갖고 있거나 누가 찔러 주는 게 아니다. 연구해서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사실 한나라당은 강용석 의원의 폭로를 반기기보다는 난감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후보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섰는데 한나라당에서는 비공식적으로 표 떨어지니 나서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의원 반발하면서 폭로를 이어갔고 트위터나 인터넷에서는 강 의원을 박 시장의 당선을 도운 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강 의원의 발언을 들어보면 결국 정치적인 폭로라는 건데?

= 그렇다. ''정치인의 행동이나 말은 정치적이지 않은 것은 없다''는 격언이 있다.

강 의원은 ''성희롱 발언'' 파동으로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고 한나라당에서 제명당하자 자신의 지역구를 돌며 명예회복을 도와달라며 읍소를 하고 다닌다는 얘기도 들린다.

고성국 정치평론가는 강 의원이 저격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내년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치권에서는 강 의원이 최연희 의원 사건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06년 한나라당 사무총장으로 있던 최연희 의원이 여기자 성추행 사건으로 위기에 내몰리자 한나라당을 탈당했고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강 의원으로서는 의원직 상실뿐 아니라 피선거권 제한과 변호사 자격정지라는 위기에 봉착했다.

강 의원이 위기를 탈출하기 위한 카드로 박원순 시장이나 안철수 교수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는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인터넷이나 트위터에서의 반응은 어떠냐?

= 강 의원의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 "오죽하면 한나라당에서까지 제명했겠나. 박원순 저격수에 이어 안철수 저격수를 자청하면서까지 잘 보이려고 하는 윗분이 누굴까?"라거나 "강용석 의원은 안철수 교수 죽이기를 위한 자발적인 과잉충성일까요? 아님 한나당에서 시켰을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나이도 젊은 사람이 눈치 없이 오랜 늙고 추한 정치를 답습하다니... 이 사람의 정치 생명에 다음이란 게 있을까 싶다", "정치판에 또 나올지도 안 나올지도 모르는 안철수가 그렇게 무서운가 보구나, 하긴 나경원 한방에 보내고 박원순 당선시킨 게 안철수니 미울 만도 하지"라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성추행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저격수라 하면서 지능적인 한나라 안티에 성공, 박원순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분. 이제 안철수 돕기에 나선건가? 막 공격하네. 성추행한 것은 반성 끝났나?"라거나 "총대 메고 나섰는데총 맞게 생겼구나", "엑스멘 그대로 계속 삽질부탁!! 큰 기쁨 주셨는데" 등의 트윗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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