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북한, 우리나라와 중국 등 북핵 6자 회담 당사국들에게 이번주는 매우 분주한 시간이었다.
우선 북핵 6자 회담의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북한이 24일과 25일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2차 북미회담을 열었다.
지난 7월 뉴욕접촉에 이어 석달 만에 양측이 다시 만났다.
이번 회담을 끝으로 민간에 돌아가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6자 회담 수석대표 자리를 리용호 부상에게 넘겨줬지만 여전히 핵정책을 총괄하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만났다.
보즈워스에 이어 미국의 새로운 사령탑이 된 글린 데이비스 IAEA 대사도 상견례 차원에서 회담에 함께 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의 회담 결과 발표를 보면 시각차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협상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계기는 충분히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스티븐 보즈워스 대표와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종합해 보면 이번 대화에서 어느 정도 진전을 하기는 했지만 확실한 돌파구는 찾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의 중단 등 이른바 비핵화 사전조치 가운데서도 한미일 3국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 핵심 쟁점에는 합의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은 인도적 차원의 문제라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식량지원 문제를 내놓고 북한은 대량살상무기 잠정 중단선언과 국제원자력 기구의 사찰단 복귀 등에 대해 한발 나간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6자 회담의 의장국은 아니지만 베이징 댜오위타이에 회담의 장을 마련해온 리커창 중국 부총리는 북한과 우리나라를 숨가쁘게 오갔다.
23일부터 25일까지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난 뒤 베이징으로 돌아갔다 26일 다시 우리나라를 찾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다.
남북의 정상을 비슷한 시기에 만난 만큼 북핵 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도 26일 러시아를 방문했다.
거의 같은 기간동안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러시아에 머물렀다. 김 부상의 러시아 방문은 북미 2차 회담 결과를 러시아측에 설명하기 위한 것이 제1 목적일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두사람이 만날 계획이 없었다는게 외교 관계자의 말이지만 양자가 만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고 또 실무진끼리의 접촉도 충분히 가능하다.
고려대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는 "6자 회담의 분위기를 더 조성하기 위해 3차 남북 비핵화 회담이 열릴 수 있다"면서 "시기는 12월 중순이전에 6자 회담이 열릴 것을 가정한다면 후속 남북 비핵화 회담은 다음달 초순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남북 비핵화 3차 회담에서 한발 더 나갈 수 있는 판단이 서면 3차 북미회담을 열고 이 회담은 연내 북핵 6자 회담의 재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게 전반적인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