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후보는 이날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초청 TV토론회에서 "시장 덕목의 첫째가 안보관"이라며 박 후보의 국가관을 문제 삼았다.
그는 박 후보가 지난 2009년 10월 희망과대안 창립행사에 의장으로 참석해 태극기와 애국가가 없는 행사를 진행했다며 "시장이 돼도 태극기가 없는 행사를 진행하겠냐"고 따졌다.
앞서 있었던 토론회에서도 나 후보는 박 후보가 사무처장을 역임했던 참여연대가 유엔에 정부의 천안함 발표를 믿을 수 없다는 서신을 보낸 것을 문제 삼는 등 박 후보의 대북관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반공주의를 바탕으로 주로 대북관을 문제 삼는 색깔론 공격은 보수층이 진보 진영을 공격할 때 ''고전적으로'' 활용하는 도구였다. 하지만 한국형 매카시즘, 레드 콤플렉스라는 지적 등 구시대 정치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최근에는 줄어드는 분위기였다.
이번 선거 초반만 하더라도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안보관 등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일찍부터 네거티브 캠페인이 주를 이루기는 했지만 주로 학력과 병역에 의혹을 제기하는 데 방점이 찍혀있었다.
그러다 선거 막판이 되면서 당 지도부까지 총동원돼 색깔론 공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 상황에서 지지층을 얼마나 투표장으로 끌어들이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되자, 보수층에 소구력이 높은 안보관을 문제 삼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대변인도 지난 21일 논평에서 박 후보가 상임이사로 있었던 아름다운재단이 ''좌파의 저수지''라고 폄훼하는가 하면 전날에는 유승민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후보를 "보안법 철회에 앞장섰던 사람"이라며 "종북, 친북주의자들이 최근 인터넷에서 설치는 것을 보면서 박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나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까지 박 후보의 정체성을 문제 삼는 등 색깔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날 미래정치경제연구원 장석창 원장, 세계프리스타일축구연맹 우희용 회장 등 180여 명의 보수 시민단체 대표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줄기차게 국가보안법폐지를 주창해 온 정체성이 불분명한 박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심장부이자 1천만이 살고 있는 수도 서울을 안전하게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