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수집'' 외국인 부부…병원비 없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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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여수출입국사무소에서 상담을 받던 중 투신한 모로코 여인 자밀라(38)씨가 하반신 마비 위기에 처한 가운데 병원비와 일부 병원의 무책임한 행태가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자밀라 남편 핫산(43)과 신원 보증인 임 모 씨 등은 자밀라의 수술을 위해 지난 11일 그동안 입원했던 여수의 한 종합병원 중환자실을 퇴원하고 이 병원이 권유한 지역 내 다른 종합병원으로 옮기려고 했다.

병원비 270만 원이 없어 신원 보증인 임 씨가 1년 내로 갚기로 하는 등 겨우 퇴원 수속을 마쳤지만 이들은 다시 이 병원에 재입원해야 했다. 옮기려고 했던 병원 측에서 수술에 자신이 없다며 입원을 거절한 것이다.

핫산은 결국 다시 자밀라를 이 병원에 입원시켜야 했고, 인맥도 없고 실정도 어두운 상황에서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한 상황에 처해 버렸다.

다행이 이들의 딱한 사정을 들은 화순 전남대병원 측에서 수술에 나서기로 했다. 자밀라가 양쪽 발목과 허리를 크게 다쳐 남은 평생 휄체어 신세를 져야 할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제는 병원비와 남은 수술비. 폐지를 주워 벌금 4백만 원을 내야 할 만큼 생계가 어려운 핫산과 자밀라 부부는 이제 돈때문에 퇴원도, 수술도 못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신원 보증인 임 씨는 "하루 더 입원하는 바람에 병원비가 290만 원으로 늘었고, 응급차 후송 비용으로 18만 원이 추가됐다"며, "앞으로 얼마나 더 병원비와 수술비가 늘어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이들의 딱한 사정이 전해지자 지역사회가 나서고 있다. 여수YMCA 등 여수지역 시민사회단체는 이번 사건에 대한 공동 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자밀라를 돕기 위한 성금 모금에 나섰다.

대한예수교 장로회(통합) 여수노회를 비롯한 기독교계와 독지가들이 돕겠다며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4일 이번 사건이 일어난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가 출입국관리사무소 내에서 담당 공무원의 고압적이고 폭력적인 태도로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만큼 체류 기간 연장과 함께 출입국 사무소가 피해자의 진료와 재활을 끝까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출입국사무소 측은 "고압적이거나 폭력적인 태도는 결코 없었다"며, "병원비 등을 지원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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