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9일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을 어떻게 비핵화 시킬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이 앞으로 열릴 6자회담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북한 핵 시설의 안전 문제"라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지난 2007년 영변 핵 시설을 방문했던 미국 측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미국의 안전기준을 적용할 경우 영변 핵 시설의 방사능 오염은 당장 폐쇄해야 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10년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들이 영변 핵 시설을 방문했을 때 방사선 차단과 핵 폐기물 처리 등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후 별다른 안전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 해부터 영변에 짓고 있는 경수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수로는 풍부한 경험이 있는 기술자들이 엄격한 안전기준에 따라 건설해야 하지만 북한 당국은 경험이 없는 젊은 인력을 동원해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경수로를 짓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과거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KEDO)에서 경수로 건설 특별 기술고문을 맡았던 재미 과학자 최한권 박사는 "원자로를 지으려면 핵심 부품과 원자로, 핵 연료 그리고 터빈과 격납용기 등이 필요하지만, 북한의 기술 수준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또 핵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영변 핵 시설 내 사용후 연료봉의 경우 설계상 오류 때문에 자칫 원자로 노심이 녹아내리는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핵 시설 안전 문제 외에도 미국은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두 가지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우선 "북한의 핵 억지력이 완성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 교수는 "북한이 아직 핵탄두를 경량화하지 못했고, 장거리 탄도미사일도 기술적으로 완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또 "북한이 비핵화의 대가로 끊임없이 요구해온 경수로를 회담 의제로 채택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경수로는 북한의 에너지 확보에서 제외돼야 하며, 그 대신 재래식 발전소나, 러시아와 북한이 논의 중인 가스 파이프 라인을 통한 에너지 공급 등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했다.
한편, 현재 북한에는 영변의 5MW 원자로와 건설 중인 경수로와 8천개의 사용후 연료봉, 우라늄 농축 시설, 그리고 우라늄 광산 등 20여개의 핵 관련 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