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시론] 한진중공업 사태의 교훈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투쟁 사건이 곧 해결될 전망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투쟁은 올해 우리나라 사회갈등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던 사건이다. 그런데 ''''이제라도 대화를 통해 마무리된다니 참 다행이다.''''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끝날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사건은 앞으로도 또 다른 공장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2년 전에 있었던 쌍용차 사태도 사실상 같은 문제였다. 일반론으로 보면, 한진중공업 사건은 ''''大공장 정리해고 시 나타나는 노사갈등''''의 전형적인 양태다. 먼저 정리해고 당하는 근로자들의 극렬한 투쟁이 나타나고, 그 후 투쟁이 장기화 되면서 회사측은 정부에 경찰력 투입을 요청하고, 거기에 노조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겠다고 버티고... 이런 것이 정리해고 반대 투쟁의 대표적인 수순이다.

한진중공업 사태가 해결되느냐 여부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이러한 정리해고 관련 노사갈등을 보다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보는 것이다. 정치권이 앞으로도 모든 사업장에 대해 일일이 권고안을 내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정치권은 개별사업장의 특수상황을 알기 어렵고, 설사 알게 된다 해도 정치논리 때문에 이러한 특수상황을 감안한 중재안을 내기 어렵다.

또 ''''정리해고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주장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다. 나중에 구조조정에 실패해서 공장 문 닫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불가피하다면 정리해고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동시에 정리해고 반대 투쟁에도 충분히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는 사실 역시 인정해야 한다. 해고자들, 즉 ''''떠나는 자''''들이 격렬하게 투쟁하는 것은 구조조정의 희생은 자기들이 다 감당하는데, 구조조정의 이득은 ''''주주''''와 ''''남게 되는 자''''들이 다 가져가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한진중공업에서 정리해고 발표 직후에 주주들에게 주식배당을 한 사실은 옹호받기 어렵다.

결국 합리적인 방법이란, 떠나는 근로자들에게 충분히 보상하여 반발을 최소화시키되 거기에 들어가는 돈은 이득만 취하는 자, 즉 주주와 남게 되는 자들이 부담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공권력으로 해결하려는 회사나 정부, 대화 보다 투쟁이 더 큰 실리를 갖다 준다고 믿는 노조, 이럴 경우 모든 사업장에서 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다. 따라서 합리적인 해결방법을 모색하고, 그 틀 안에서 구체적인 안을 놓고 대화로 해결하는 모습, 그러한 갈등조정 시스템을 갖고 있어야 진정한 민주주의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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